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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혜윰 goodlife Oct 29. 2020

행복의 적, 소멸하기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부터 줄여주기

행복에 도움을 주는 아군도 있지만, 행복을 방해하는 적군도 있다. 행복의 적군은 내가 체득할 수 있는 만족감을 차단하고, 내가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허락하지 않는 존재다. 행복감을 망치는 적군은 일시적인 타인의 존재일 수도 있고, 지속해서 마주하는 사람일 수도 환경일 수도 있고, 또 나 자신일 수도 있다.


행복의 적군이 일시적 타인이라면,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타인이 친 감정의 덫에 휘둘리지 말고 내 마음이 세운 방식대로 밀고 나가면 사라진다. 가령, 삶 한가운데서 종종 불청객 같은 사람을 마주할 때면 나는 존재감을 축소해 엑스트라로 설정해버린다. 내 인생에서 존재감 없이 지나가 버리는 행인으로 치부하자고 생각하면, 방해받는다는 감정이 줄어서 제법 효과적이다. 지나가는 불청객은 개의치 않고, 무시하는 것이 상책인 것 같다.  


그런데 만약 행복의 적군이 어느 정도 지속성이 있는 요소나 환경이라면, 마주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거나 그 환경에 함몰되지 않도록 마음을 전환해줄 수 있는 다른 환경을 만들어 에너지를 분산시켜준다. 그러면 기분도 자연스럽게 상쇄되면서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어준다.




시선을 돌리면, 행복의 적군은 나 자신인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대개 나쁜 감정에 치우친 마음으로 행동을 했을 때이다. 나쁜 감정에 물든 마음들은 그대로 방치할수록 행복감은 멀어지고 불행감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어떠한 감정이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행복감도 줄어들게 한다면, 이는 직면해서 교정해 줘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귀찮아서 외면하거나, 피곤하다고 회피해 버리면 마음도 제 면역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 물러지고 나약해져서 마음 건강은 점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생각대로 마음 건강을 쉽게 쉽게 챙길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고착된 것은 쉽게 고쳐지지도 않는다. 특히 행복의 적군 중에 가장 예민하고 가장 어려운 존재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아군이 나 자신이라는 존재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지속해서 면역력을 키워가야 하듯, 행복한 삶을 위해 내 정신과 마음의 근력도 지속적으로 키워가는 노력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마음의 건강이 좋아질 수 있는 좋은 요소들을 곁에 두고 직, 간접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도 마음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책과 같이 마음의 좋은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이야기들이 담긴 요소나, 좋은 기분을 얻게 해주는 또 다른 문화적 요소, 삶의 영감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나 장소 등을 자주 찾는 식으로 풀어보는 것도 좋을 테다.


무엇을 보고 느끼고 깨닫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한 가지 더 수시로 나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해서 자신의 상태를 알아가는 노력도 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좋은 약들도 제 몸에 맞는 걸 써야 효과가 있듯, 아무리 좋은 것들을 많이 읽고 보고 느끼고 해도, 스스로 나 자신의 상태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찾아내고 돌봐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니까. 


내 마음과 생각이 일치하지 않아 혼돈을 겪는 중이라면 섣불리 해결하려 하지 말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 마음의 상태도 점검하고 지속해서 관리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왜 이런 감정이 들고, 이런 생각을 하며, 이런 마음이 드는지, 생각과 마음의 간극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어떻게 합의점을 도출해 주는 게 좋을지 등등 여러 각도에서 마음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관리해 주는 것이다. 당장 마음의 갈등이 좁혀지지 않고, 쉬 고쳐지지 않더라도 지속해서 물어봐 주고, 들어주고 살펴보다 보면 마음은 건강하게 하나로 통합되어 간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근육도 탄탄하게 차올라 마음속에 기생하던 행복의 적들은 기력을 잃고 물러간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도 계속해서 보듬고 살펴 가며 상태를 점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불행하려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행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를 겪으면서 오기도 하지만,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불행도 있다. 내 마음으로 시작된 불행, 즉 행복의 적은 건강한 마음으로 대항해 얼마든지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믿어보자. 심신이 힘들던 시기를 겪어보니 마음도 관리해 주면 건강해지고 불행을 걷어찰 수 있을 만큼 힘이 세지더라. 행복의 적을 소멸하는 것은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다. 


행복한 삶으로 가꾸며 살고 싶다면,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무시하든, 전환하든, 합의하든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소멸해주자. 이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지켜주기 위한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하자. 결국 자신의 행복과 건강은 스스로 임무를 다해서 되찾아 주고, 유지해줘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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