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정성의 원리
직장을 다니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냥 좀 정해졌으면 좋겠다. 일이 잘 풀릴지 아닐지, 승진이 될지 안 될지, 이 프로젝트가 잘 끝날지 아닐지…’
사실 우리는 정해지지 않은 것들 앞에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함.
심리학에서는 이런 걸 ‘인지적 불확실성 회피’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는 늘 마음의 짐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확정’이라는 단어를 본능처럼 좋아합니다.
정말 삶이 정해질 수 있을까요?
양자역학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를 이루는 세상은 양자적인 세계 위에 놓여 있습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이 우주는 어떤 일이 ‘정해지기’ 전에 수많은 가능성이 동시에 중첩되어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입자가 여기에 있을 수도 있고, 저기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중첩된 상태는 오직 ‘측정’이 일어나야만 하나로 확정됩니다.
그전까지는, 그 모든 가능성이 함께 존재하는 거죠.
그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는 일상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내일의 회의가 잘 될 수도 있고, 틀어질 수도 있고,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모든 가능성은 중첩되어 있고,
결국에는 하나의 현실로 붕괴될 뿐입니다.
그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패가 현실이 되고, 내가 애써 준비한 결과가 부정당하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단지 확률이 그렇게 중첩되었을 뿐입니다.
중요한 건, 확률은 다시 또 움직인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의 중첩은 끝나지만, 내일의 중첩은 다시 시작됩니다.
정해지지 않아서 불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해지지 않았기에 희망이 있는 거죠.
불확정성은 두려움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유연함이고, 가능성입니다.
그러니 오늘 일이 잘 안 풀렸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혹시 그게 당신 잘못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그저 오늘은 그 확률이 펼쳐진 날이었을지도 모르니까요.
내일은, 다른 확률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불확정성_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