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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Feb 05. 2024

첫번째 감정 돌보기: 슬플때 걷기

가벼운 걷기로 나에게 세로토닌 더해주기 

첫 번째 감정 만나기

 슬픔: 지금의 내가 괜찮지 않다고 느낄 때


“오늘은 울지 않으려고 마음을 굳게 다잡고 들어왔는데. 또 울어버리고 말았네요.”


 H님은 50대 중반의 밝고 명랑한 인상을 가진 분이 셨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열린 마음으로 공감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던 그녀는 눈물도 그만큼 많이 보이곤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싶고, 아이가 후회하지 않을 지금을 살고, 좋은 미래를 만나게 해 줄 수 있게 내 역할을 잘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아이들이 자라며 혼란스러움을 표현할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요.”


유난히 아이들에 대해 사랑도 많고, 걱정도 많았던 H님. 엄마라는 역할은 어쩌면 미숙한 나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듬직하고 든든한 누군가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공존하는 쉽지 않은 역할입니다. 


대체로 현대인은 슬픔과 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슬픔을 만나면 애써 꾹꾹 눌러 참으려 하거나, 혼자 있고 싶어 합니다. 슬픔을 마주하는 것은 그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봅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은 종종 나약함과 무기력함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우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저는 슬픔이 ‘내가 원하는 상태와 다른, 부족한 나를 직면하며 느끼는 무력감에 근거해 드러나는 감정’이라고 해석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을 때, 혹은 할 수는 있지만 지지받지 못할 때 느껴지는 슬픔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약한 자신을 직면하는 슬픔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는 무능력감, 그리고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한다는 소외감으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슬픔은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나'를 감당하는 과정에서 생각한 것보다는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조금 더 성장이 필요하다는 몸과 마음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슬픔은 유한한 인간이 겪는 가장 인간다운 감정이기도 할 것입니다.


“코치님, 저는 이제 그렇게 자주 울지 않아요. 아마도 많이 울고 나니까 괜찮아진 것 같기도 해요. 한참 울고 나면 후련한 중에 그래도 잘 해왔잖아? 하는 마음도 들고, 다른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한참 울고 나면 슬픔은 다음을 기약하는 계기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슬픔은 ‘지금은' 방법을 찾기 어려워하는 나를,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데 성숙과 성장이 필요한 나를 있는 그대로, 혹은 허용적으로 받아들여달라는 몸의 신호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슬픔이 느껴질 때 슬픔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만나며 눈물이 나올 때 실컷 울어본 적이 있나요? 그 자체만으로도 해소감이 느껴지고, 복잡하다고 느꼈던 문제들이 가벼워지면서 뭔가 할 수 있을 것처럼 기분이 정리된 경험이 있나요? 슬픔을 인정하는 행동은 우리 감정이나 기분뿐만 아니라 몸에도 영향을 줍니다. 슬픔을 느끼는 사람은 혈액순환이 약해지고, 호흡이 느려지며, 안색이 창백해지고, 흔히 눈물을 흘리는 몸의 반응을 수반합니다. 눈물도 노폐물이니 배출되면 당연히 정화와 해소의 기능이 있고요. 정서적인 눈물을 흘릴 때는 카테콜라민이라는 호르몬이 섞여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전문가들이 “울고 싶을 때 실컷 울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아 분비되는 카테콜라민이 눈물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바랄 때 세상은 기회를 주지 않기도 하고, 그에 대한 충분한 능력이 길러지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해내고 싶지만 해낼 수 없는 슬픔, 알고 싶지만 알지 못하는 슬픔,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슬픔 등 슬픔은 욕망의 방향과 어긋나는 현재에 기인합니다. 그 때문에 슬픔은 때로 얻고자 하는, 하고자 하는,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방향으로 가까이 다가가 도록 고민하고 하나씩 실천에 옮겨 보는 추진력을 주기도 합니다. 지금의 나는 좌절감에 슬프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나는 지금의 벽을 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슬픔은 어찌 보면 지금의 상태를 충분히 만나고 슬퍼한 후, 다음 단계를 위한 추진력을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하는 단계이기도 한 것입니다.


슬픔은 몸을 무기력하게 한다


슬플 때 가장 먼저 두드러지게 알 수 있는 몸의 반응은 ‘눈물'입니다. 미국의 생화학자 윌리엄 프레이 박사는 양파를 깔 때처럼 감정 없이 흘리는 눈물과 달리, 기쁘거나 슬플 때 흘리는 감정이 섞인 눈물의 성분에는 카테콜라민이 다량 들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카테콜라민은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속에 대량 생성되는 호르몬입니다. 반복적으로 분비되면 만성위염 등의 소화기 질환은 물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관상동맥 협착 등을 야기해 심근 경색,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죠. 즉 카테콜라민이 자주 분비되면 소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슬픔에 사로잡혀 식음을 전폐하는 것은 바로 카테콜라민의 효과입니다. 그런데 이 카테콜라민을 인체 외부로 유출시켜 주는 인체의 방어기제가 바로 눈물입니다. 미국 아동심리학자 솔터 알레타 박사는 병원에 입원한 아동들의 정신건강과 울음을 분석한 결과, 입원 후 공포로 실컷 우는 아이들의 질병 회복이 훨씬 빠르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러니까, 슬픔이 느껴질 때 감정과 눈물을 꾹꾹 참는 것보다는 오히려 실컷 우는 것이 감정의 해소에도, 건강에도 더 좋다는 것입니다.



 우울한 감정은 우리 몸의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감소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흔히 행복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는 세로토닌은 행복한 기분만을 관장하는 호르몬은 아닙니다. 기분, 흥분, 공격성, 사고 능력과 기억력을 포함한 광범위한 생리적, 생물학적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인데, 세로토닌의 결핍은 낮은 기분, 의지력 부족, 식욕조절 불량, 불안장애, 우울증, 사회적 행동 및 성적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기력에서 벗어나도록, 행동하고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 세로토닌입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무기력해지지만, 세로토닌을 분비할 수 있는 방법은 움직임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감정을 참는 것은 그 감정을 해소하기는커녕, 더 크게 일으킵니다. 감정은 분명 필요해서 올라온 것인데, 몰라주고 눌러 두면 없어지기는커녕 다른 방식으로 더 크게 올라옵니다. 때로는 질병이 되기도 하고, 전혀 관계없는 곳에서 화로 터져 버리는 방식의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몸이든, 삶이든, 막아놓으면 역효과가 나는 것이 만물의 생리입니다.


그저 약간의 에너지가, 약간의 알아차림이 필요한 뿐이었는데 억지로 누르느라 스트레스 호르몬까지 분비시킬 필요는 없을 겁니다. 누구나 각자의 슬픔을 안고 삽니다. 때로는 슬픔이 복받쳤을 때, 그러나 대중 앞에서 나만의 슬픔을 드러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만인에게 사랑받는 이라도, 자신만의 슬픔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에게 좋은 일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슬픔을 참지 말라고 해놓고, 슬픔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라니, 무슨 말인가 싶으실 겁니다. 대부분 우리는 느껴지는 감정을 드러낼 수 없어서 누르고 또 참습니다. 그러나 참는다고 답이 있는 것도 아닐 겁니다. 세로토닌 분비를 위해서라도 무기력의 그늘을 걷어내고, 조금씩 조금씩, 한 단계 한 단계, 차곡차곡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 나가는 것은 오로지 스스로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당신을 내리누르는 건, 당신이 무겁다고 의미 부여한 마음일 뿐이지, 상황이 실제로 무거운 것은 아닐지 모릅니다. 어차피 복잡한 문제는 한 번에 해결될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슬픔을 잘게 쪼개 봅시다. 잘게 쪼갠 슬픔은 잠시간의 먹먹한 시간으로 마주하면 이내 공감력과 성찰력으로 탈바꿈합니다. 당신은 그저 쉴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도 얘기하잖아요? 인생의 많은 문제는 요거트와 햇볕을 잘 쐬는 것으로 대부분 해결된다고요. 

https://youtu.be/Anx5XrCcDeo?si=ByVBkCQoAVEGwGZ3 


슬픔을 마주하며 존재감을 오롯이 느끼는, 걷기


살면서 슬픔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를 무기력으로 이끄는 힘이 너무 크게 느껴질 때 슬픔은 때로는 나를 자꾸만 가로막는 벽이나 늪처럼 느껴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슬픔 역시 하나의 감정일 뿐이며, 슬픔이 느껴지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슬픔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슬플 수밖에 없는 이유도, 슬퍼서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다 필요한 시간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슬픔을 삶의 한편에 놓아두고서 해야 할 일을 해내지 못하고 주저앉을 때 우리는, 슬픈 나뿐만 아니라 ‘슬픔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나’까지 감당해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자꾸만 슬퍼서 주저앉는 나를 감당하는 부담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슬퍼서, 혹은 어떠한 고민으로 운동을 꺼려하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독려하곤 합니다. 


“자, 이 감정과 고민은 00님께서 꼭 상대해야 하는 것이에요. 00님이 원하는 삶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이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주저앉을 수는 없어요. 

안 그래도 이겨내기 힘든 감정이고, 고민인데, 건강하지 못한 나로 슬픔을 마주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겠죠. 그러니까 슬픔이 찾아와도, 단단하게 몸과 마음을 부여잡고, ‘나를 슬프게 할 수는 있지만 주저앉게 할 수는 없어! 나는 슬픔을 만날 거야! 하지만 슬픔에 휩쓸리진 않을 수 있어.’ 하고 다짐해보세요." 


 데보라 킹의 <진실이 치유한다>라는 책에서는 “성인이라면 두려울 때나 정신이 교란되었을 때 자신을 몸에서 분리하는 양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실제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 해서는 우리가 몸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집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우리를 보호할 수가 없다.” 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너무 감정이 크게 느껴져서 감정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찬 바람을 맞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은 생각보다 상쾌합니다. 들끓던 생각이 가라앉고, 아무 생각이 없어질 즈음, 숨겨두고 억압됐던 슬픔이 명치끝을 탁 치며 눈물이 터져 나올 지도 모릅니다. 이때 나오는 눈물은 자기다움을 만나고, 힘겨웠던 감정과의 싸움에서 벗어나 이제 감정을 마주할 준비가 된, 진정한 나를 만났을 때 나오는 눈물입니다. 
 슬픔이 찾아오는 날, 가만히 앉아서보다 방 안을, 혹은 집 근처 인근의 가까운 골목길을, 가능하다면 공원이나 초록을 느낄 수 있는 곳을 거닐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슬픔을 돌보는 운동 Recipe 1. <땅바닥을 온전히 디디고, 곧은 자세로 바른 자세 걷기>


평소보다 살짝 빠른 빠르기로 걷거나 뛰는 형태의 움직임은 온 전신의 대사를 끌어올립니다. 특히 내장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 줍니다. 

 우선, 몸을 움직이기 전, 가볍게 컨디션을 체크해 볼까요? 

잠시 팔과 다리를 당신이 있는 곳에서 쭈욱 뻗고, 기지개를 켜듯, 답답한 가슴을 열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일 단 팔과 다리를 쭉 펴고 기지개를 켜며 허벅지 안쪽, 겨드랑이, 목 뒤쪽의 관절을 펼쳐보세요. 그때부터 당신의 몸은 자연스럽게 심호흡을 하며 뚫린 경락으로 순환할 산소와 혈액을 나르기 시작합니다. 천천히 호흡을 이어 보세요.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봅니다. 천천히 움직이며 발바닥을 땅에 디디고 서 보세요. 어지러움이 느껴지지 않도록,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을 전환하는 움직임을 할 때, 중요한 점은 지금 느껴지는 상태를 ‘바꾸려고 애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게으르게 있어서는 안 되는데’, ‘이렇게 우울해서는 안되는데’ 하는 마음이 올라온다면, 우리는 슬픔을 걷어내기는커녕 슬픈 나와 기력이 없는 나를 함께 들어 올리는 무거움을 감당해야 합니다. ‘조금 슬퍼도 괜찮아’, ‘조금 몸이 무거워도 괜찮아.’ ‘내 몸은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 정도는 조금 슬퍼도, 조금 몸이 무거워도 할 수 있어.’ 하는 마음으로 지금 나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겁니다. 홀로 일어서 당신의 슬픔을 몸과 함께 감당하고 있는 당신은 퍽 멋지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심리운동에서는 신체가 움직임을 통해 겪는 경험을 일종의 학습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하고 있는 경험은 모두 당신이 ‘학습’하고 있는 과정이며, 그로 인해 당신은 더욱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성장은 꼭 정신적인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과정은 아닙니다. 당신이 어제보다 더 쉽게 일어서게 된 것도, 어제보다 더 많이 걸을 수 있게 된 것도, 조금 기운을 차리고 움직 여보고 싶어진 것 역시 당신의 신체가 회복과 성장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걷는 동작은 감각과 움직임 정보를 뇌와 온몸이 교환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당신이 발을 떼고 걷기 시작할 때 온몸은 무게 중심을 바꾸며 균형을 잡기 위해 발을 바꿀 때마다 일어나는 자극에 반응하고, 감각정보가 뇌로, 뇌가 골격과 근육으로, 호르몬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당신은 아주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만, 몸속에서는 활기차고 활발하게 주어진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합니다. 그리고 뇌는 주어진 자극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내는 움직임을 몸에 쌓아 나갑니다.


당신이 걸어온 날들은 한 걸음도 빠짐없이 지금의 당신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었을 겁니다.  지금 당장은 당신의 의도대로 이룰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다 할지라도 당신은 주어진 여건 하에서 얼마든지 당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가는 과정을 ‘선택’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발걸음을 당신의 의도대로 내딛을 수 있는 것처럼, 당신이 어디로 갈지를 쉽게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한 걸음씩 걸으며 문제에 매몰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행동과 마음을 연결해 봅시다.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고 몸을 행복호르몬이라 일컬어지는 세로토닌은 장에서 대부분 분비됩니다. 달리기를 시원하게 마친 후 방출되는 엔도르핀, 세로토닌은 복잡한 슬픔을 시원한 카타르시스로 전환시켜줄지 모릅니다. 함께 자세를 정비하고 바른 자세로 걸어볼까요? 


어쩌면 내일도 당신은 슬플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슬픔은 언제까지나 우리를 붙잡아둘 수 없습니다. 슬픔에서 몸을 일으켜 걷고 있으니까요.


준비물:
 가벼운 소재의 길이 잘 든 운동화를 준비해 주세요. 나무가 제법 있고, 작은 개울이 있는 산책로를 찾아볼 수 있으면 더 좋지만, 준비하기 어렵다면 늘 익숙하게 걷는 어떤 곳이라도 좋아요. 가급적이면 당신에게 가장 익숙한 산책로로 코스를 잡아주세요. 코스의 길이는 2~3킬로미터 정도가 적당해요. 편한 속도로 타박타박 걸으면 30분 정도는 걷게 될 거예요.


 복장은 어떤 복장이라도 상관없지만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복장이 좋아요. 이어폰을 준비하고,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 플레이 리스트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면 몸과 마음이 더욱 편해질 거예요.



1. 움직이기 편한 가벼운 복장과 가벼운 소재의 길이 잘 든 운동화를 착용합니다.
2. 마음속에 정해 둔 산책로로 이동하세요. 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괜찮습니다. 걷기를 시작할 때에는 우선 몸에 힘을 완전히 빼고 심호흡을 합니다. 가슴을 열고 충분히 느린 호흡으로 공기를 몸에 담으며 산책이 즐거울 수 있도록 온몸의 감각을 열어보세요.
 3. 아랫배에 힘을 주고, 몸무게의 중심이 배꼽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걷습니다.
 4. 시선은 10~15m 먼 바닥을 주시하며 바닥면을 확인합니다. 미끄러운 것을 밟거나 장애물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세요.
 5.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보다는 바닥을 민다는 느낌에 집중해 보세요. 발뒤꿈치-발바닥-발가락의 순으로 바닥을 밀면서 앞으로 이동합니다.
 6. 어깨를 펴고, 허리를 곧게 세운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해요. 곧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엉 덩이에 힘을 주고 양 무릎을 스치듯이 걸어보세요.


*주의할 점
 후회 속에 갇혀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걷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잊고 싶은 기억이나 슬픈 감정이 올라오면 억지로 밀어내려 하지 말고 걸음의 속도를 조금 빠르게 올려보세요. 발바닥에 닿는 바닥의 질감에 주의를 집중하고, 내 몸의 움직임과 느낌을 느끼며 흙길도 밟아보고, 보도 블록도 밟아보고, 같은 색 보도블록만 밟기 등 어릴 적에 했던 걷기 놀이를 떠올려 보셔도 괜찮아요. 익숙한 길이지만 주변을 둘러보며 새로운 것들이 있는지 살피고, 익숙하지만 색다르게 보이는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것도 기분전환이 충분히 되어요.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걷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시간을 30분 정도로 정해 놓고, 충분히 걷는 느낌과 경쾌한 발걸음에 집중하며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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