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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02. 2015

디트로이트의 아홉번째 정류장

아일랜드 레이크(1)

사람들은 미시건하면 5대주의 하나인 미시건 호수를 떠올린다.

그러나 내가 살던 노바이는 오히려 시카고보다 미시건 호수와는 떨어져있다.

동네마다 커다란 호수들이 마치 미시건 호수인양 자리잡고 있기도하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막내가 베이스먼트가 멋지게 딸린 집으로의 이사를 희망했고,

마침 우리를 여러가지로 도와주시던 애들아빠의 선배부부덕분에 반 년만에 아파트를 떠나 드넓은 호수가 있는 아일랜드 레이크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막내의 학교는 오히려 먼저 살던 시내의 아파트가 5분거리라 매일 날라야하는 나로서는 그 쪽이 더 편했지만.

기왕온 미국에서의 보다 자연적인 환경을 고려해서 학교까지 외길의 겨울 눈길이 걱정이 되었지만, 화장실만 지하까지 4개가 달린 저택으로 이사를 감행했다.

참고로 게으른 옆지기님이 말뿐인 이사와는 달리 ,나는 이른 아침 아이를 등교시키고 바로 짐을 실고 새 집으로의 짐 옮기기 프로젝트를 7일간 계속 해야만 햇던 조금은 힘들었던 기억 이지만.

로즈 공주님이란 별명이 따를 만큼 집의 장식이 조금은 특이했던 새 저택으로의 이사는 그닥 나쁘지는 않았다,

집 뒤로 펼쳐지는 숲 은 내겐 조금은 무섭기도 했지만..

가을 속 낙엽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공간이 되 주기도 했고,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었다.

그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호수인지 작은 바다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의 규모가 큰 호숫가,

미시건 역시 중심부에서는 벗어난 곳이라 주택도 컸고 가격도 많이 다운된 상태였던듯,

우리는 회사에서 나오는 비용으로 많은 혜택을 누렸다는 것 역시 감사 할 일이다


4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킬만큼의 많은 눈,

이른 아침의 등교 시간..

작은 접촉 사고 외엔 없었던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이 차가 나의 애마..

가끔은 나의 딸같은 페키니즈 기순양을 동행하고 ,막내의,활발한 학교 생활 덕에 나의 애마가 참 많이도 달렸던 기억이다

넓은 호숫가를 하얀 기순이와 하염없이 걷기도 하던 시간들,

이른 아침 막내를 학교에 내려주고 돌아오던 길에 호숫가 의자에 앉아 묵상을 하던 시간들.

저 의자는 내겐 떄론 하나님과의 만남의 장소였고,때론 돌아가신 그리운 아빠와의 만남의 장소 였고, 멀리 혼자 계신 엄마와의 만남의 장소,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내면 속의 나와의 만남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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