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휴직해야겠습니다
2주간의 코로나로 인한 자가격리 및 재택근무가 끝났다.
1주 동안 자가격리를 끝내고 처음 집 밖으로 나왔을 때의 그 자유로움을 잊지 못한다.
평소에는 집순이였던 나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집에만 있으려니 여간 좀이 쑤신 게 아니었다.
다행히 자가격리동안은 정신과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여분의 약이 남아있었다.
아직 복용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였기에 어쩌다 한 번씩 투약을 잊어버린 게 도움이 되었다는 게 감사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회사로 돌아가고 나서 2주쯤 지난 시기였다.
코로나 증세는 아주 약간 나아졌지만, 막상 코로나가 심했을 때 생겼던 증상과는 다른 증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두 가지 증상은 호흡곤란과 식은땀이었다.
호흡곤란의 경우 마스크를 지속해서 쓰고 있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게다가 밤이면 숨을 헐떡이는 바람에 자는 동안 나 혼자 고독사로 죽으면 어쩌지 하는 공포에 시달렸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었다.
샤워를 하고 나와 수건으로 몸을 닦기 시작하면 식은땀이 다시 흘렀다.
게다가 코로나가 걸렸을 때 심했던 가려움과 기침도 잘 낫지 않았다.
그쯤부터 코로나 후유증이라는 말이 뉴스에 심심찮게 들리고 있었다.
나는 3차까지 예방접종을 한 데다가, 사람과의 접촉도 최소화했는데
이런 결과를 얻은 게 청천벽력처럼 느껴졌다.
정말 내가 코로나 후유증에 걸린 건가? 하는 혼란스러움과
'그렇게 코로나에 안 걸리려고 노력했는데 왜 나에게 코로나가?!' 하는 분노가 함께 몰려오고 있었다.
다시 회사에 돌아온 지 2주가 되었을 때, 나는 3일 연속 다시 휴가를 써서 안정을 취해야 했다.
그리고 3일 연속 휴가를 썼음에도 증상이 호전되기는커녕 더 악화되어가는 걸 느끼고는
주말 오후에 팀장님께 문자를 보냈다.
'저 아무래도 휴직 아니면 퇴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바야흐로 코로나보다 더한 코로나 후유증과의 질긴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 사건이 내 인생을 어디까지 바꾸어갈 수 있는지 그때는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