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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reanerin Oct 29. 2020

너 지금 어디야?

너 지금 어디야? 

화장실이 어디예요?

버스 정류장이 어디예요? 는 영어로 


Where are you? 

Where is a restroom? 

Where is a bus stop? 


그런데 그거 아세요? 

Where is my phone? 을 한국어로 하면 

핸드폰이 어디야?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요. 


자동으로 우리 한국어 원어민들은 "핸드폰(이) 어디 있어?"라고 한답니다. 

"엄마, 내 가방 어디 있어요?"라고 하지 

"엄마, 내 가방 어디야?"라고 하지 않죠. 


제가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이것에 대해 오래 생각을 해 봤는데요, 

왜 

핸드폰은, 가방은, 차키는 어디 있어?

라고 해야 하고 

너, 화장실, 집, 버스 정류장은 어디야?

로 말해도 되는지에 대해서요. 


회사의 경우 

회사가 어디야? 도 되고 회사가 어디 있어?도 되는데 

전자는 어느 회사에 다니냐는 의미도 되고 어디에 위치해 있냐는 의미도 되지요. 


후자의 경우에는 분명히 회사의 위치를 묻는 거고요. 

소재와 위치 파악을 위해서는 확실히 '어디에 있다'를 쓰는데 

그럼 왜 '어디야/어디예요?'는 위치를 묻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을가요?


언어의 경제성, 효율성

때문이 아닐까 해요. 


제가 누누히 말씀 드리는 

한국어의 특징 중에 하나가 대화 구성원이 대화의 맥락을 공유한다는 전제가 있으면 문장 성분의 과감한 생략이 가능하다는 거잖아요. 


'어디'라는 의문사가 있으니 굳이 '-에 있다'까지 말하지 않아도 '-이다'만으로도 의미 전달이 가능한 거지요.

그래서 원래는 

"너 어디에 있어?"

"화장실이 어디에 있어?"

"버스 정류장이 어디에 있어요?"

가 맞지만 "어디야/어디예요?" 만으로도 충분한 거지요.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자주 쓰니까요. 


그러면 왜 "핸드폰, 차키, 신발 주머니는 어디야?"가 안 되는 걸까요? 

아마 그것들은 위치가 옮겨질 일이 많고 위치 소재를 정확하게 묻고 답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맥락을 공유하고 상황 상 이해가 되어도 "핸드폰 어디에 있어?"라고 정확하게 말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있다'와 '이다'가 외국인들에게는 참 헷갈릴 만한 개념이에요.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입장에서도 가끔은 논리적인 설명이 쉽지 않다니까요 ! ^^


학생들이 배운 문법과 실제 한국 사람들이 쓰는 한국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설명을 해줘야 해서 말이에요. 


한국어 선생님 이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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