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프롤로그)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까.
앞으로 하루에 한 편씩 조각 글을 연재해보려 합니다.
저는 매일같이 차바퀴에 깔려 쥐가 터져 죽는 골목을 지나 출근을 하는 직장인입니다.
이젠 배가 갈라진 징그러운 사체를 보고도 그 죽음의 흔적에서 슬쩍 몇 발자국만 옮겨 아무렇지 않게 지나갑니다. 회사에 늦지 않고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한 저의 발걸음은 쥐가 고양이를 피해 달아나는 속도보다도 빠릅니다.
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163일 전.
저는 163일 후 퇴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퇴사까지 163일간 매일 쓰기로 결심하려 했지만 직장인에게 주말은 소중하고 꿀맛 같은 신의 선물 아니겠습니까?
한낱 직장인의 글을 봐주실 분이 계실까 모르겠으나 반드시 100일은 채워 연재하겠노라 약속할 테니 용서해 주십시오.
회사에서 농땡이 피우고자 하려는 목적이냐 물으신다면 이것도 아주 없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지겨운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이용해보려 합니다.
주말에도 다른 일들로 꽉꽉 채우고 눈코 뜰 새 없이 지내는 사람이니 억울해하지도 마시고요.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렇게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제가 팔랑귀이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봤는데요, 어디서 봤는지도 기억이 안 날 만큼 유명한 이야기지만 100일 동안 한 편의 글을 매일 쓰는 챌린지 같은 거요. 어떤 일을 100일만 반복하면 그건 습관이 되고, 그 분야에서 선수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곰도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데, 저도 근사한 작가까지는 아니어도 뭐라도 되겠죠. 그 뭐라도 될 수 있다는 희망에 혹해서 어쩌면 무모할지 모르는, 독자 없는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적으라는 칸에 '소설 작가'를 적었다가 작가는 돈 못 번다며 엄마에게 혼이 났던 기억이 남았죠. 그래서 뭐가 됐냐고요? 그냥 돈 못 버는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돈 못 버는 건 똑같은데 하고 싶은 일이나 할 걸 그랬어요. 근데 막상 시작하려니 시작도 전부터 '잘'하고 싶더라고요. 뭐 제대로 운도 안 띄우고 노벨상부터 받고 싶어 하냐 이 도둑놈의 심보야, 할 수 있겠지만 원래 로또도 사지는 않고 당첨만 되고 싶은 것과 같은 이치죠.
곰이 사람이 될는지 지켜봐 주세요. 이왕이면 쑥과 마늘도 제공해 주시고요.
뭐라도 되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