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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찾으려 애를 쓰죠.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딱히 못하는 것도 없지만 특출나게 잘 하는 것도 없었어요. 저는 저의 재능이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합리화 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타고나길 대장간에서 망치질 할 재능이 있어서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대장장이로서 널리 이로웠을 것을 하필 현대 사회에 태어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라고요.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왜 나는 제대로 잘 하는 게 하나도 없을까. 이를 결핍으로 여기고 좌절도 하곤 했죠. 그런데 누군가 쓴 글을 우연히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어차피 잘하는 게 없으니까 좋아하는 걸 하면 됨“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요? 남들이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을 두고 고민할 때, 저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독서를 할 때도, 어떠한 목표 설정을 하기 보다는 책장을 넘기는 순간순간이 즐겁고, 새로운 생각을 마주하는 그 자체가 좋습니다. 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짱이 될 거라는 기대는 없습니다. 그냥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기분 좋아서 하는 거예요.
잘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경쟁 상대가 생기기 마련이죠. 더 잘하는 사람과 비교당하고, 자신보다 못하는 사람을 의식하며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잘하는 게 없는 저는 비교의 대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게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잘하는 게 없다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삶을 더 자유롭고 풍성하게 만들었죠. 완벽함의 부담에서 벗어나 순수한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며, 과정 자체를 음미하며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제 저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잘하는 게 없으니까 좋아하는 걸 할 거야.”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는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오직 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려고 해요.
혹시 저처럼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하는 게 없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깜짝 선물일지도 모르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그보다 더 소중한 재능이 또 어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