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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마음이 힘들 때,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이유 모를 불안에 휩싸여 산지 꽤나 한참이 되었습니다.
이 불안이라는 녀석은 종종 자취를 감추는 듯싶다가도 별안간 고개를 들어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불안은 배 저 안쪽에서부터 뜨끈하게 올라와 부글부글 끓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온몸을 장악하죠. 지금은 그 징조를 알아차리고 어느 정도 대비를 하지만, 처음엔 어쩔 줄을 몰라 무력하게 눈물을 흘리거나 과호흡이 오기도 했습니다.
이 불안을 어디도 내비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으니 이해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홀로 불안과 싸우는 긴 여정에 돌입했죠. 혼자 생각에 잠식당하는 시간을 줄이려 계속해서 바깥활동을 하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은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더라고요. 제게 가장 효과가 있었던 방법은 명상입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숨만 쉬는 것이 이 거대한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조용히 호흡에 집중하며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려 노력하다 보니, 불안이 저를 사로잡을 때, 저는 이미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불안은 환상입니다. 명상은 저에게 ‘지금 여기’라는 안전한 피난처를 알려주었습니다. 불안한 생각들이 구름처럼 떠다니는 것을 바라보되, 그 구름이 곧 나 자신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었어요. 생각은 생각일 뿐, 그것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불안과 싸우고 있습니다. 명상을 한다고 해서 불안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불안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불안이 찾아와도 영원히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감정이 그러하듯 이것 역시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요.
불안과의 싸움은 단번에 끝나는 전쟁이 아니라 매일매일 치러야 하는 작은 전투들의 연속입니다. 때로는 지고, 때로는 이기면서 조금씩 더 강해지고 있어요. 명상은 그 과정에서 제게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조용히 앉아 숨을 쉬고 글을 쓰며 이 순간의 현실에 머무르려 합니다. 불안이라는 환상을 걷어내고, 진짜 제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