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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는 씩씩함으로 걷는 사람입니다. 왼쪽 다리를 먼저 바닥에 딛고, 오른쪽 다리는 조심스럽게 바닥에 닿게 걷습니다. 소아마비로 인해 오른쪽 다리에 힘이 없어서 생긴 습관입니다. 중심이 잡히지 않아 오래 걷는 일은 힘들지만 모든 일련의 동작들은 마치 춤을 추듯 자연스럽습니다.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이모의 손놀림은 특별합니다. 유방암 수술과 인대가 끊어진 오른손은 움직임이 불편하지만, 왼손과의 완벽한 팀워크로 모든 일을 해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이모에게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입니다.
살면서 제가 본 사람 중 가장 씩씩한 사람은 이모입니다. 이모의 씩씩함은 아픔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이모는 그 아픔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이 자신의 전부가 되지 않도록 경계를 긋습니다.
가족 모임에서 이모는 항상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어려운 일이 있는 사람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이모 자신이 많은 아픔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습니다.
이모를 보면서 ‘온전함’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우리는 종종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벽한’ 상태를 온전함이라고 여기지만 이모는 몸의 여러 부분이 아프고 불편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온전한 사람입니다. 이모의 온전함은 완벽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부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옵니다.
이모 덕분에 진짜 강함이 무엇인지 배웁니다. 그것은 넘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고,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픔과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이모의 씩씩함은 거창한 구호나 의지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창문을 열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그 작고 소중한 선택들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이모를 존경합니다. 이모의 씩씩함이 가장 아름다운 삶의 모습으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