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0

80

by 조녹아




오늘로 80번째 글과 퇴사 D-50을 맞았습니다. 가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도 이렇게 흘러가네요. 목표로 한 100회의 글을 퇴사 전까지 마무리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기쁘기도 합니다.


아직도 첫 글을 쓰던 날이 생생한데 벌써 80편이라니. 처음엔 100편이 너무 멀고 막막하게 느껴졌거든요. 하루하루는 그렇게 느리게만 가는 것 같은데, 돌아보니 이렇게 빨리 지나갔네요. 시간이라는 건 정말 신기하면서도 무섭기도 합니다.


요즘 시간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건지, 하루는 아주 길게 느껴지는데 말이에요. 매일 아침 출근하고, 업무 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글을 쓰는 일상은 똑같은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계절이 바뀌어 있고, 제 생각도 많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퇴사일도 이제는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는데, 막상 가까이 다가오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막상 되돌아보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요. 마치 꿈같달까요.


무언가를 붙잡고 있으려고 해도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기분도 듭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의미를 부여해도, 시간은 그냥 자기 속도대로 흘러가버려요. 그런 게 때로는 허무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힘든 시간도 어차피 지나간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남은 시간들을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D-50이라는 숫자도, 목표까지 남은 20편이라는 숫자도, 금방 0이 되겠죠. 분명 매일매일은 여전히 똑같은 속도로 흘러갈 텐데 말이죠. 그 평범한 하루들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 순간 큰 변화가 되어 있을 거예요. 마치 지금의 80편처럼 말입니다.


남은 20편의 글이 어떤 이야기로 채워질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퇴사 준비를 하면서 느끼게 될 감정들, 동료들과의 마지막 순간들, 새로운 출발을 앞둔 설렘까지. 100편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이 제 직장 생활의 마침표까지 되겠네요.


가을이 겨울로 넘어가고, 제 직장 생활도 새로운 시작으로 넘어가겠지만, 그 계절 하나하나를, 그 순간 하나하나를 더 깊이 느끼며 보낼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여러분의 시간을 응원합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 진짜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기를요.


이 순간도 지나가고 있어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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