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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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녹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만성 비염을 앓고 있는 제게 환절기는 그저 지나가는 계절이 아니라, 매년 찾아오는 작은 시련 같은 것이에요. 코는 막히고, 재채기는 끊이지 않고, 휴지는 주머니마다 가득 채워 넣고 다녀야 하는 필수품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엎친 데 겹친 격으로 감기까지 걸리고 말았어요.


날씨 탓인지 최근 무리를 했던 탓인지, 계속해서 밖으로 탓을 돌리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잠을 제대로 못 잔 것도, 밥을 대충 때운 것도 제 선택이었습니다. 탓할 곳을 찾다 보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니까. 내 잘못은 아니니까.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니까.


피곤하다는 신호를 무시하고 ‘조금만 더’를 외치며 버틴 것도,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한 것도 모두 원인이라면 원인이겠죠. 몸은 이미 여러 번 신호를 보냈을 텐데, 그저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했습니다.


감기에 걸리고 나서야 건강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제때 자고, 제대로 먹고, 따뜻하게 입는 것 같은 사소한 것들의 축적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누구나 아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작 아프기 전에는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죠.


그럴 때마다 오늘은 일찍 자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밥을 먹고, 비타민도 챙겨 먹어야지. 손 씻기도 더 신경 쓰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작은 다짐들을 하나씩 쌓아둡니다.


나를 돌보는 일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감기조심하세요’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에게 그 말을 건네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목이 간지러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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