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숨을 멈추다니...!
2018년 4월 27일.
오늘은 서준이한테 겉싸개와 엄마 잠옷으로 공갈 엄마를 만들어 주며 재밌게 오후 시간을 보냈다. 아기들이 잘 때 엄마 품 같은 환경을 제공해 주면 잘 잔다는 영상을 보고 나도 한 번 해 봤는데 정말로 서준이가 잘 자서 어찌나 웃겼는지. 겉싸개를 나인 줄 알고 거기에 기대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서준이가 공갈 엄마와 자는 동안 밀린 집안 일을 하고 숨을 좀 돌렸다.
서준이는 잘 자고 일어나 잘 먹고 잘 노는가 싶더니 갑자기 일이 벌어졌다. 아이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았다.나는 너무 놀라서 펑펑 울며 서준이 등을 두드렸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났을까? 서준이가 큰 소리로 트림을 몇 번 하더니 숨을 쉬었다.
폐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너무 걱정이 돼 서준이를 끌어안고 집앞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는 아기가 너무 어린 데다가 증상을 정확히 알 수가 없으니 제주대학교 병원으로 가 보라고 했다. 이럴 때 친정이 옆에 있었다면 우리 엄마가 달려와 줬을 텐데 혼자서 이 무거운 상황을 감당하려니 눈앞이 캄캄했다.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마침 시어머니에게 전화가 와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일을 하다가 와 주셨다. 급히 서준이 할머니 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가는 동안 얼마나 울었나 모른다. 또 다시 아이를 병원에 두고 와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만 같아 불안했다.
병원에서는 엑스레이를 찍어 보자고 했다. 우는 아기를 달래 간신히 엑스레이를 찍었다. 다행히도 엑스레이상엔 문제가 없대서 병원으로 온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나는 밤새 기도했다. 제발 아무 일도 아니게 해 달라고. 그리고 아이가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지 확인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지 않길 바라던 일이 또 다시 일어나고 말았다. 오후에 또 다시 무호흡 증상이 세 차례나 나타났고, 나는 급히 119를 불렀다. 제주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들어서며 나는 기도했다.
"제발, 서준이를 살려 주세요."
병원에서는 엑스레이상에 문제가 없는데 무호흡 증상이 오는 건 위험하다며 2~3일 입원해서 지켜보자고 했다. 나는 서준이와 같이 일반 병실에 입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는 안 되고 소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다시는 아이를 차가운 병상에 눕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또 다시 아이를 힘들게 한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서준이의 작고 여린 발에 주삿바늘을 꼽는 걸 도저히 볼 수 없어서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응급실 밖으로 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