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르면 건강해지길
4월 1일.
도담이를 만나러 아침부터 병원으로 향했다. 들어가서 보니 눈이 까만 안대로 가려져 있어서 가슴이 철렁했는데 황달이 쉽게 낫질 않아 어제 밤부터 다시 치료를 시작했다고 했다. 경미한 편이라 내일이면 뗄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입에 위관은 끼지 않고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도담이는 어제 오전부터 쭉 50cc를 혼자 다 빨아먹었다고 해서 대견하고 또 기특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도담이의 배가 유난히 불룩해 보였다. 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되어 간호사 선생님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담당 사 선생님께 전달해 놓겠다고 했다. 도담이를 안고 싶었지만 오늘은 안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면회가 끝나고 남편과 나는 작명소로 향했다. 얼른 이름을 정하고 "ㅇㅇ야" 하고 불러주어야 아이가 건강해질 것만 같았다. 작명소에서는 대여섯 개의 이름을 제시해 주었다. 작명소에 가서도 계속 도담이 배가 걱정돼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도담이에게 줄 모유가 충분히 잘 나온다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감사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도담이가 걱정돼 혼자 버스를 타고 저녁 면회도 갔다. 남편은 내일 가고 쉬라고 했지만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는 늘 그랬다. 몸이 편한 것보다 마음이 편한 게 나은 쪽으로 움직였다. 내가 갔을 때 도담이는 평온하게 자고 있었다. 다행히도 배에 이상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늘 친절하게 대해주던 간호사 선생님이 도담이 안대를 떼고 내가 안게 해 주었다. 내 품에서 도담이가 평온하게 자다가 면회가 끝날 때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봤다.
"도담아. 엄마 내일 또 올게."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도담이가 울먹였다. 알아듣고 그런 건 아니겠지만 뭔가 마음이 짠했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짠하지만은 않은 게 아주아주 기쁜 소식을 접했다. 내일부터는 도담이에게 내가 직접 수유를 할 기회를 준다고 했다. 내일 10시 반부터 1시간 가량 수유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은 됐지만 걱정보다는 기쁨이 앞섰다.
도담이의 이름은 몇 개의 후보군 중 나와 남편, 시어머니, 우리 엄마 아빠의 의견을 거쳐 최종적으로 하나로 정해졌다. 바로 '서준'이었다. '펼 서'에 '준걸 준'자를 쓴 이름인데, '남자다움을 세상에 펼친다' 정도의 의미인 것 같은데 일단은 부르기 쉬운 이름이라 마음에 들었다. 우리 도담이가 '서준'이라는 이름을 받고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