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고급 카페, 집을 좋아한다
어른이 되기 전까지 집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 살아서 그런지 단지가 있고 놀이터가 있다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흔한 영화의 클리쉐처럼 집안의 경제적 상황이 안 좋아지고 빌라로 이사 오게 되었다. 그러자 아파트에서 누리던 당연한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관리비는 훨씬 저렴했지만 놀이터, 공원, 조용한 단지 분위기는 저 멀리 떠나가 버렸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왜 좋은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자기 집을 고집하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이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지내는 날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특별히 집에 대한 감정이 없을 줄 알았다. 그 시절 집보다는 장난감, 게임, 친구들과의 노는 게 더 중요하지 어른들처럼 좋은 집, 멋진 카페를 좋아하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좋은 카페, 집들을 알고 있고 그곳에서 지내고 싶어 한다.
순간 어릴 적 왜 레고놀이에 심취했는지 깨달았다. 아기자기한 3층 집에 레고 인형으로 소꿉놀이를 하거나 거대한 우주선 기지를 만든 이유는 현실에서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이미 대한민국의 부동산 열풍으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에서 아이들은 로블록스에서 꼭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보고 싶은 집,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친구들과 다양한 포즈로 앉거나 커피를 마시고(?!) 수영을 한다. 한 아이의 추천으로 굉장히 고급스러운 집으로 놀러 가게 되었다.
위치 : https://www.roblox.com/games/10999113973/Duo-Modern-House
이번에 아이의 손에 이끌려 온 듀오 모던 하우스. 사실 로블록스에는 이런 고급스러운 집들이 꽤 많다. 아이가 자기만의 비밀 아지트를 보여주겠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따라오라고 했다.
'좋아봐야 뭐 얼마나 좋겠어'
하지만 막상 공중에 떠 있는 정원에서부터 새로운 시각적 충격이 몰려왔다. 미래의 부자들은 이렇게 공중에 땅의 띄어서 집을 지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좋은 집에 대한 욕망(?)이 없는 줄 알았다. 좋은 인테리어, 전망이 좋은 집은 어디까지나 어른들만의 욕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에 아이들과 함께 오고 나서는,
‘사람이면 누구나 좋은 환경을 원하는구나'
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미래에는 VR 장비를 통해 좁은 방안에서도 자기만의 좋은 집을 갖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그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거라 한다. 조금 서글프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항상 좋은 집을 보며 한숨을 짓는 것보다 가상 세계에서나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집들을 소유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2층 단독주택이지만 넓은 거실, 왠지 내 집 같은 편한 인테리어, 터치하면 반응하는 소품들… 아이들은 하나같이 “우리 집이었으면…” 말하며 돌아다녔다. 실제로 침대에서도 잘 수 있고 창밖을 보며 감상에 젖을 수도 있다.
또 여러 사람들이 찾아오고 채팅으로 각 나라 언어로 나오면서 게스트 하우스 느낌의 북적거림도 느낄 수 있다.
이번엔 고급 카페로 가보자.
현실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감각적이고 호화로운 카페를 소개하겠다.
By @ScarrVett
위치 : https://www.roblox.com/games/119799587/Trinity-Modern-House#!/abou
놀랍게도 위 게임과 같은 작가가 제작했다.
이름처럼 삼각형의 지붕형태로 이루어진 멋진 카페 겸 집이다.
들어가면 이렇게 왼쪽의 폭포를 지나 거실로 가면 수영장과 전시용 클래식 자동차가 있다. 여기에 은은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가히 고급 호텔의 로비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탑승도 가능하다. 아이들이 굉장히 즐거워하고 성인인 나조차도 카페에 실제 자동차가 있다는 모습 자체가 새롭고 재미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벽지에도 세밀한 디자인과 조명, 계단 무엇하나 대충 만든 것이 없다. 하나하나 디자인적 감각이 돋보인다.
2층 중간에는 이렇게 게임용 컴퓨터가 있다. 실제로 이런 곳이 있다면 어른들이 기절할 정도로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3층에는 화가의 개인 작업실이 있다. 시점을 1인칭으로 바꾸면 그림 하나하나 감상할 수 있다. 그림조차 업데이트하면서 바뀐다고 한다.
외부에서 바라본 모습. 어릴 적 인형놀이를 할 때 우리는 온갖 상상력을 입히며 놀았다. 작은 박스는 거대한 건물로, 자동차는 슈퍼카로 상상하며 놀았다. 이제는 소꿉놀이가 좀 더 발전했다. 가상의 세계에서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가구들을 하나씩 만져보고 움직여 본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인형이 되어서 하나씩 경험해 보며 친구들과 소통을 한다.
미래에는 현물이 아닌 이러한 디지털 자산들을 더 많이 만져보고 디지털 환경에서 더 많이 지낼지도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현실의 자산들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때가 되면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질지도 궁금해졌다. 우리는 커서 과학자가 될래요, 가수가 될래요라고 하지만 이미 아이들의 꿈 1위는 유튜버가 되었다. 공중파 TV의 연예인보다 자신이 구독하는 유튜버를 더 환영하는 시대가 왔다.
미래의 직업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현실에서 직접 몸을 움직이는 직업이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서 무언가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월급을 받는 일이 일상이 될 거란 생각이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