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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Nov 11. 2017

3. 그래도 강사가 좋은 이유는?

 4차 산업 혁명을 이야기하는 세상이 됐다. 인공지능은 바둑계를 평정한 절대강자가 되었고, 영화에서나 보던 음성인식이 실생활에서 점차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는 얼추 추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그리고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쩌면 조만간 인간이 하던 대부분의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2017년 10월 23일 자 매일경제신문 기사에 의하면, 서울대 공대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이 무척 설득력을 갖고 오싹하게 만든다.

 2050년을 기점으로 인공지능은 인공지성으로 자리를 잡게 되고 그 40년 뒤, 인간의 거의 대부분의 일은 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고 한다.

 2090년이 되면 세상은 플랫폼을 소유한 0.001%와 이 플랫폼에서 자리를 잡은 0.002%의 초거대권력집단과 99.997%의 프레카리아트 precariat라 불리는 일반시민 집단으로 나뉜다고 한다.

 즉, 세상은 절대 권력을 가진 극소수의 집단과 최소한의 인간다움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절대다수의 집단으로 나뉘고 그 사이에 인공지능, 또는 인공지성이라 부르는 새로운 계층이 자리를 잡게 된다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이 예측이 맞을지 틀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허무맹랑한 상상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세상이 된 셈이다.


 이토록 가파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그리고 인간이 하는 수많은 일들 중에서 강사라는 직업군은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까?


 사실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다 보면 암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이런 예측의 끝자락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며 한숨 한 번 푹 내쉬고 “별 수 없지. 그래도 일단 지금은 아니니까...”라며 쓸쓸히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 말이다.


 가능하면 다른 모든 직업군은 몰라도 내가 일하는 분야만큼은 인공지능, 인공지성이 대체하지 못하는 절대적인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았으면 싶지만, 그러지 못하리라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럼 이제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고, 나는 일단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수밖에...


 강의를 하면서 종종 질문을 받는다.

 “강의, 할 만한 일인가요?”, “강사는 괜찮은 직업인 가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강의, 할 만합니다. 본인만 열심히 잘하면 정년도 없고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는 직업이고요. 적성에 맞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죠.”


 사실 이 대답은 어떤 직업이든 대부분 맞아떨어진다.

 직장생활에 대한 질문이라면, 정년이 있고 회사에서의 업무 성과에 따른 부침이 있을 테니 다르겠지만 직업 자체로서는 대부분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내가 강사라는 직업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게 가장 무난하며 가장 적절한 대답이기 때문이다.


 사람들 앞에서 해야 할 말 조리 있게 잘 전달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몸짓 발짓 섞어가며 열정적일 수 있다면 일단 기본적인 강사로서의 자질은 갖춘 셈 아닐까?

 남은 문제는 이런 일이 스스로의 적성에 잘 맞는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지, 수익은 적절한 수준이 되는지와 같은 문제들인데 이건 오히려 부차적인 부분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얼마든지 바꾸어볼 여지는 있으니까...


 아! 오해는 하지 말자.

 바꾸어볼 여지가 있다는 거지, 다 가능하다는 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타급 강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을 올리며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을 테고, 또 다른 한 구석에서는 강의할 자리를 찾기 위해 이력서를 정리하며 눈물을 삼키는 많은 수의 강사들이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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