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대학 신입생의 영국 유학기
합격의 기쁨과 포트폴리오에 대한 부담이 덜어진 것도 잠시, 큰 고난이 주어졌다.
학기 시작은 9월이지만 내가 받은 것은 조건부 합격인 컨디셔널 오퍼였기에. 6월 23일 시작하는 보충 수업 개념의 BA Preparation 코스를 필수로 수료해야 했다.
즉, 합격 통지를 받은 3월 말부터 여권과 비자같은 서류들이 나오는 시간을 고려하여 2개월 이내에 월세 집 정리 및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모든 필요 검사와 서류를 준비하고, 3년 간의 유학 준비를 해야 해!
그래서 합격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다음 날부터 매일 달렸다.
방을 부동산에 내놓고 짐들을 모두 정리하고, 외출 할 일이 별로 없을테니 필요 없어! 라고 생각했던 라식 수술을 하고, 결핵 검사와 기타 예방 접종도 완료했다.
동시에 각종 서류들을 준비하고 K 교수님의 감사한 도움으로 빠르게 추천서도 제출하면서, 4월말 즈음엔 비자 외의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출국 뿐인 (집은 아직 안 나갔었지만) 학기 시작 한달 전 어느 날,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지금 시험을 보면 6월 23일 첫날부터 수업을 듣지 못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최소 수업 출석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한달 후까지만 들어와도 수료 인정을 해주겠다고 허가를 내주었다.
즉, 시험 합격 점수를 받아서 (2주) 비자를 받을 시간 (2주~4주 가량) 을 빼면 매주 시험을 친다는 가정하에 4~5번은 시험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니 완전 최악의 상황은 아닌 셈.
그렇게 생각도 않고 있던 지옥의 IELT 시험 여정이 시작되었고.. 학원을 등록 할 시간도 없어서 일단 문제집을 구해 미친듯이 풀었다.
스피킹 때 도망갔으니 0점이 나올 것임으로 첫번째 시험이 끝나자마자 두번째 시험을 보러 갔다.
그런데!
하필이면!
시험장이 강당이라니..!
거대한 강당 안에는 최소 100명은 되보이는 학생들이 앉아있었고,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력 지옥이었던 고난의 3시간 짜리 시험이 시작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