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세기

하루 20분 마음챙김 명상 일기. 5

by 조혜영


어린아이가 처음 숫자를 세듯 또박또박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호흡에 숫자를 붙인다.

호흡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하나,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둘,

다시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셋,

......

......

또다시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열.


열까지 다 세고, 다시 하나로 돌아간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하나,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둘...


숫자와 숫자 사이 짧은 틈으로 생각이 들어온다.

생각이 들어왔음을 알아차린다.

생각을 따라가지 말고,

처음으로 돌아가 호흡을 센다.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하나,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둘...


숫자를 세어나가는데,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의 덩어리들을 느낀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마치 기체의 형태로 탄생을 기다리는 듯하다.

멈추지 않는 공장 기계처럼

나의 뇌는 생각을 멈춘 적이 없다.

그냥 그대로 내버려둔 채

다시 숫자를 센다.

하나, 둘, 셋......


호흡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씩 풀려간다.

깊은숨이 터져 나온다.



이전 04화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