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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한량 Feb 24. 2024

비 오는 날 딱 좋은, 바지락칼국수

(feat. 보리밥)

한 끼의 식사는 그냥 배를 채우는 것만이 아니라 입안 가득 행복을 전해주는 마법 같은 순간이 되곤 한다. 

어떤 날에는 날씨에 따라, 또 어떤 날에는 기분에 따라 음식의 선택이 바뀌기도 한다.

이날처럼 춥고 비 오는 날에는 이 음식이 생각난다. 

바지락칼국수.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바지락칼국수는 누구나 흔하게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보리밥과의 조합, 해장용으로의 활용, 그리고 건강에 좋은 채소가 곁들여지니 기분만으로 건강해지는 건 덤이라 생각한다.

외근 후 회사 복귀하는 길에 들른 가게는 손님이 거의 없다. 후줄근해 보이는 가게를 보니 아차 싶다.

가게 선택을 잘못 한 건가. 

10평 남짓한 가게에는 어느 노부부만 운영하는 듯 대부분 물건들이 오래되어 보인다.

메뉴가 많지 않아 선택하는 데에 오래 걸리진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SNS나 즐기다 보니, 어느새 바지락칼국수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제 배고픈 나의 뱃속을 채워 줄 바지락의 육수들이 칼국수와 버무려지고 있는가 보다.

순식간에 밑반찬들이 깔린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김치.

그리고 기다리던 맛보기용 보리밥이다. 참기름, 고추장 양념에 열무김치만 얹어 비벼 애피타이저로 먹는다.

그냥 보리밥만 한가득 먹어도 배 채우고 싶을 만큼 맛있다. 고추장과 참기름이라는 향신료는 정말 축복받은 재료임에 틀림없다. 거의 모든 음식에 다 잘 어울리고, 심지어 맛의 풍미를 한 것 올려주기 때문이다.

곧이어 뜨근한 바지락칼국수가 테이블 위에 안전하게 안착했다.

양이 꽤 된다. 채소들이 한가득이다. 재료를 아끼지 않으셨나 보다.

어쩌면 손님이 없어 나한테 많이 준 것일 수도 있다. 그거라면 더 좋겠다.



비 오는 날 바지락칼국수를 즐기는 이유는 그 맛의 깊이와 진한 어울림에 있다. 날씨가 춥다면 뜨끈뜨끈한 국물이 더욱 당기는 법이다. 바지락으로 우려낸 국물의 맛은 그 어떤 요리에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해장에도 효과적이며 특출날 것 없는 한 끼를 해결하기에도 손색없는 적절한 선택이다. 

바지락칼국수의 맛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건강을 생각하는 밍밍한 입맛을 가진 분들부터 화끈한 매운맛을 즐기는 이들까지 다양하다. 역시나 오늘의 가게도 테이블 한쪽에 매운 양념장도 세팅되어 있으나, 담백한 맛이 좋아 나는 추가하지 않는다. 보리밥을 비벼 먹는 독특한 방식을 즐기는 분들, 칼국수와 김장 김치를 함께 먹으며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 고추장과 함께 감자나 다양한 채소를 곁들여 건강을 챙기는 분들 모두가 바지락칼국수의 팬이 될 수 있다.

바지락은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건강에도 아주 좋다. 연구에 따르면 바지락에 포함된 영양소는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니 꽤 괜찮다. 또한 칼국수의 면발은 소화가 잘 되며 식이 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장에서 제조된 국수 면을 넣어도 상관은 없지만 되도록이면 손칼국수를 선호하는 편인데, 입안에 호로록 들어올 때의 느낌이 면마다 각양각색이라 입술을 치고 입으로 들어오는 감각이나, 씹는 느낌이 재밌어서 더욱 찾게 되는 듯하다. 이 밖에도 각종 채소와 함께 조리되는 바지락칼국수는 종합적인 영양 섭취에 이상적인 식사가 될 수 있다. 

바지락의 담백한 맛과 깊이 있는 국물은 칼국수 면발과의 조화로움을 이끌어낸다. 자칫 국물이 너무 진하면 느끼할 수 있고, 면발이 많으면 물리기 쉬운데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이 가게는 유독 느타리버섯이 많이 들어가 있어 버섯 특유의 향이 진하다. 


재료가 다양해 선택해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어느새 주인 부부는 테이블에 앉아 전국노래자랑(아마도 재방송분인 듯)을 시청 중이시다.

얼른 먹고 일어나야 두 분이 오붓하게 시청할 수 있을 듯하다.

국물까지 삭 비우고 나니 뱃속이 든든하다.

온몸이 따뜻해진다.

계산하고 나오니 예상한 대로 TV 속 화면은 전국노래자랑이다.

여전히 비는 오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길 트림이나 꺼억하고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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