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여름과 수면 이야기"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무더위 그리고 열대야. 이럴 때일수록 적당한 수분 섭취와 휴식·쾌적한 수면이 필요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한여름의 무더위에 우리의 건강·컨디션·삶의 질과 직결된 수면 이야기 입니다.
혹시 ‘잠은 보약’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개인적으로 삶의 질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데요. 2023년 10월 30일에 보험연구원에서 발간한 Kiri 리포트 <수면 부족의 사회·경제적 손실> P.18를 보면, 다양한 연구에서 수면시간 및 수면의 질이 행복·웰빙·삶의 만족도와 양의 상관관계가 밝혀져 있다고 나옵니다.
그 전에 먼저 수면의 역할에 대해 알아야겠죠? 대표적으로 회복·에너지 보존·기억·면역·감정조절 등의 역할을 합니다. 충분한 수면이 이뤄지지 못하면 면역 기능과 자율신경계통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심하면 우울증과 치매·심혈관계 이상·당뇨와 비만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우울증 및 비만의 발병·정신 건강 및 사망 위험·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계속 발표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잠을 자시나요?
저는 종종 많이 지치거나 피곤하면 10시간 넘게 잘 때도 있고요. 보통은 5~8시간 사이로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일정을 소화하려면 최소 5시간은 자야 덜 피곤하고요. 덜 바쁠 때는 6~8시간은 자야 그나마 하루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관련 주제로 글을 쓰며 자료를 찾다보니 우리나라의 수면의 질과 양이 OECD 평균 밑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2024년 4월 1일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한 지식비타민 <돈 되는 잠, 슬리포노믹스> P.2를 보면, OECD의 2021년 조사 자료를 인용한 내용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8시간 27분에 비해 30분 이상 부족했다고 합니다.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잠을 잘 자고 싶어도 여러 가지 생각·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수면 환경과 건강 상황에 따라 생각보다 잠을 못 이룰 때도 많죠. 각종 스트레스와 걱정들로 인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고요.
때로는 각종 일과에 쫓겨서 잠이 잘 시간이 부족한 것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온도·습도 등의 ‘생활환경’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2022년 세계수면학회가 발표한 숙면을 위한 10가지 팁에서도 ‘편안한 수면 온도를 찾고, 환기가 잘 되게 유지하라’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거하여 스스로 느낀 양질의 수면을 이루지못한 10가지 요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윤채의 양질의 수면을 이루지 못하는 10가지 요인들]
① 여러 고민·걱정·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생. 9개월 이상의 실직 기간으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대학원 생활·사람 관계 등이 그것임.
② 베개·이불·매트리스·온도·습도·환기 등과 관련된 수면 환경으로 인한 문제로 발생. 최근 전에 사용하던 창문형에어컨의 컴프레셔 문제로 인해 수면을 잘 이루지 못했었던 일이 있었음.
③ 바쁠 때 할 일이 많아지면 적게 자게 됨. 시간제 일자리 및 여러 외부 활동뿐만 아니라 9월 개강부터는 대학원 수업까지 추가되어 첫 학기보다 일이 더 많아져서 잠을 더 적게 자야 하는 상황이 더 늘어남.
④ 과거 늦은 새벽 시간까지 게임을 하다가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었음.
⑤ 자기 전 TV나 휴대전화로 콘텐츠를 보다가 취침 시간이 나도 모르게 늦어지는 경우가 있었음. 집에 TV가 없어서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봄.
⑥ 취침 전에 커피·홍차·탄산음료·에너지음료와 같은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료 등을 섭취할 때 발생. 한동안 자기 전에 종종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편이었음.
⑦ 취침 직전에 식사하거나 과도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함. 지금은 빈도가 많이 줄어들었으나 전 직장을 다닐 때 취침하기 2시간 안쪽으로 식사할 때가 많았음.
⑧ 종종 겹친 피로와 좋지 못한 몸 상태로 인하여 발생함.
⑨ 코골이와 불면증 등과 같은 수면장애 등으로 발생. 특히 코골이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음.
⑩ 각종 질병이나 통증으로 인한 건강 문제로 인하여 발생. 종종 자다가 갑자기 허벅지에 근육통이 찾아올 때 잠에서 깬 적이 있었음.
잠을 잘 잔 경험과 못 잔 경험을 각각 소개하고자 합니다.
휴무 날에 맞춰 본가로 내려가 숙면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안방 대용으로 쓰고 있는 큰 방에 오래된 침대가 있는데요. 누우면 허리를 잘 받쳐줘서 편하더라고요. 게다가 습도와 온도도 적당해서 잠을 자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무려 15시간 정도 잘 정도로요. 저녁에 자기 시작해서 이튿날 늦은 오전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잠에서 깨니 정말 개운하더라고요. 반면에 잠을 잘 자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퇴사 후 고정 지출은 이어졌으나 수입이 다소 줄어드니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이 많아졌죠. 그래서 잠을 이루기 어려운 날이 많았습니다.
지난 7월 말, 대안 가정 친구들의 장학금 마련을 위한 「무박 2일 기부 걷기 프로젝트」 참여 후의 일이었습니다. 당일 무사히 완주 후 귀가했는데요. 방에서 잠을 그런대로 잤으나 쾌적한 수면을 망친 요소가 있었습니다. 바로 가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5년을 사용한 에어컨이 갑자기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 겁니다.
뒷면에서 나오는 열기는 충분하게 빠지고 있었음에도 토출구에서 나오는 바람은 평상시보다 덜 시원하더라고요. 게다가 갑자기 이불이 축축한 것까지 느꼈는데요. 에어컨 하단부에서 약간의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 방문 기사를 불러 점검해보니 컴프레셔에 문제가 생겨 생각보다 찬 바람이 안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원래는 수리하려고 생각했으나 이미 단종된 상품이어서 수리 비용이 20만 원이 넘게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새로 바꾸는 것이 제게는 이득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에어컨을 교체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교체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돈이 들어갔지만, 쾌적한 수면을 통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에어컨을 바꾸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여름철은 체력적으로 지치기가 쉽습니다. 덜 더운 시간에 운동하는 것과 수분 및 영양 보충을 충분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요. 냉방기로 온도와 습도를 맞춰서 양질의 수면을 하는 것도 한여름을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숙면이 건강뿐만 아니라 행복·마음·컨디션 상태 등의 삶의 질을 높여주니까요.
피곤할 때 억지로 깨는 것보다 잠시 취침하여 일의 능률을 높여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