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참 아름다운 단어이다.
어릴 땐 그저 백마 탄 왕자님 같은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이 서로 좋아하는 감정만을 생각했는데 내가 살아가면서 피부로 느낀 사랑은 한편으로 너무나 썼다.
'사랑'이란 단어를 빤히 바라보니 그 모양조차도 사랑의 형태를 닮아있었다.
ㅅ은 괜스레 삐죽이는 듯 날카로워 보이고, ㅇ은 모든 것을 포용해 줄 것만 같다.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자음들이 합해진 사랑이란 글자는 너무나 예쁘다.
마치 모든 사랑하는 사람의 관계와 같지 않은가?
때로는 서로 잡아 죽일 듯이 상처를 주기도 하며, 때로는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애정을 쏟아붓는다.
가족들과 의견 차이로 치고받고 싸우더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 이야기를 나눈다. 왜, 내 동생은 나만 깔 수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결국 사랑은 희로애락이 함축된 단어이다. 고작 단어 하나에 세상의 모든 이치가 담겨 있다.
어쩌면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건 사랑을 근간으로 한 유일한 기념일이기 때문 아닐까?
얼마나 로맨틱한가!
하얗게 물든 거리, 추위를 핑계로 꼭 붙어있는 연인과 거리 곳곳에 녹아든 캐롤과 즐겁게 웃으며 길을 거니는 사람들.
마치 한 편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일 것이다.
사랑에도 참 여러 형태가 존재한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에로스와 아가페이다.
에로스적 사랑이 육체적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아가페적 사랑은 그야말로 거룩하고 무조건적인 사랑.
흔히 기독교에서 말하고 있는 하나님께서 인류를 사랑하셨기에 아들이셨던 예수님까지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 사랑.
그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공휴일로 지정된 것일까?
나는 명확한 이유를 알 길이 없다만 사랑을 근간으로 한 기념일에 서로 사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 같기도 하다.
사랑의 형태가 어떠하든 사랑에는 결국 인생이 녹아있다.
어떨 땐 참 쓴데 어떨 땐 달콤한 순간이 찾아온다. 희로애락이 담긴 것이 마치 우리의 인생과 꼭 닮아있어서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것 아닐까?
어쩌면 평소에 표현하고 싶었던 사랑을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표현하는 날이라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