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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랑

by 오월

겨울 하면 떠오르는 색상이 있다.

하늘에서 펑펑 쏟아져 쌓인 하얀 눈, 따뜻한 느낌의 주광색 조명들.

산타클로스의 빨간색 복장과 크리스마스트리의 녹색과 그 꼭대기에 달린 금빛 별.

크리스마스는 이 여러 색상들의 조합으로 어우러진 조화로운 날이지만 유독 크리스마스라 한다면 빨강과 초록의 조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특히나 산타클로스를 상징하는 빨간색이 빠진다면 앙꼬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한다고 하면 빨간색이나 초록색의 드레스코드를 포기할 수 없다.

나머지 색상들은 어느 날에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다지만 이상하게 빨강과 초록의 조합은 겨울이 아니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왜 하필 빨강과 초록일까?

빨강. 사랑을 나타내는 색일까? 사랑의 온기를 나누는 크리스마스니까 빨간색?

그리고 왜 초록일까? 초록색 말고도 흰 눈을 상징하는 흰색을 사용해도 되었을 텐데.

막연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생각은 어느새 컴퓨터 앞에 앉아 '크리스마스 상징색'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발견한 사실은 놀랍게도 산타클로스가 실제 사람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과 원래는 까만색 복장이었다는 것이었다.

어떠한 모종(현실)의 이유로 산타클로스의 옷이 빨간색이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그리고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빨강은 예수님의 보혈의 피를 상징하고 초록색은 영원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하긴, 한 겨울 우수수 잎을 떨궈내고 새로운 한 해를 기다리며 새싹을 움트는 나무들이 있는가 반면 혹독한 추위를 견디는 상록수가 있으니 말이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빨강과 초록의 조화를 곱씹어보니 영원한 사랑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역시 사랑의 기념일.

한 해 동안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기도 하며, 미워하기도 했다. 솔직히 좋은 날들만 있었으면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무리는 사랑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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