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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들리기 시작한 노래

by 성월 Nov 20. 2024

드디어 시작되었다.

전주만 들어도 온몸이 들썩 거리며 설레는 그 음악이.

유튜브 알고리즘은 진즉 크리스마스 캐롤을 띄워주었지만 이제는 매장에서도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온다.


그렇다.

우린 벌써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엊그제 방문한 다이소에는 12월 상품이라며 크리스마스용품 코너가 마련되었다. 색색깔의 오너먼트, 귀여운 알전구, 크리스마스트리가 죽 늘어져 있었고 매장에 방문한 사람들은 딱히 구매할 생각도 없었지만 크리스마스 코너를 한 번쯤 기웃거렸다.

엄마가 다른 매장에서 보았다던 정강이 정도까지 올라오는 눈사람 인형은 방문했던 매장에 보이지 않아

“에이, 거기밖에 없나 보다.. 사 올걸 그랬네”

하면서 아쉬움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매번 쓸데없는 물건 사지 마라, 내게 외치던 엄마도 크리스마스 앞에서는 마음에 여유가 생기나 보다.


특정 계절이나 시즌이 되면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곡들이 있다.

봄이 되면 벚꽃좀비라 불리는 벚꽃엔딩이 떠오른다. 그렇게도 봄이 좋냐 멍청이들아, 하던 봄이 좋냐? 도 좋아한다. 봄이 되면 벚꽃을 외쳐대는 플레이리스트로 무한 반복을 해 두어도 질리지 않는다. 도대체 몇 년 된 노래임에도 그 시기가 되면 질리는 것 없이 떠오른다.

여름이면 제주도의 푸른 밤, 듀스의 여름 안에서가 떠오른다. 명곡은 언제든 다시 리메이크되어 살아난다.


크리스마스는 명불허전 머라이어 캐리의 캐롤로 시작한다. 곡에서 느껴지는 신나는 벨소리는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된 듯, 온몸을 맡기고 들썩인다.

추위에 꽁꽁 굳은 몸이지만 발걸음은 한결 가볍다. 괜히 들뜨는 맘도 주체할 수 없다.

이제 곧 다가온다는 설렘과 이제 곧 헤어진다는 아쉬움이 묘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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