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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크리스마스는 어떠했나요?

by 오월

수개월 전부터 기다리던 크리스마스 당일이네요.

저의 생각과는 참 많이 다른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지만요.


안팎으로 속 시끄러운 상황들의 연속, 길거리에는 추위만이 가득했어요.

분명 제가 어릴 적 크리스마스가 더욱 시렸지만 그때는 이상하게도 따스한 느낌이었거든요. 조용한 동네는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여전히 조용했어요.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일상처럼 사람들은 두툼한 옷을 껴입고 산책을 했고,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고, 다들 어떠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동네는 텅 비어있었어요.

아마 따뜻한 공간에서 나름대로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이제는 정말 새해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 되었네요.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내가 계획한 것들을 이뤄갈 수 있을까, 좋은 사람들과 변치 않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집니다.

길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리지 않아 참 아쉬운 하루였어요. 그 아쉬운 맘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기 억울해서 유튜브에서 크리스마스 재즈 캐롤을 검색해서 부족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느끼려 합니다.

주변에 어린아이가 없어서 크리스마스도 이렇게 심심하게만 흘러가나 봐요. 왜 어르신들이 어린아이들을 그리도 귀여워하고 애틋하게 바라보는지 알 것만 같은 하루였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행을 다녀왔기에 24년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긴, 집이라는 한 공간에 있었을 뿐이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하기엔 어패가 있긴 해요.

어릴 땐 크리스마스만큼 행복한 날이 없었는데. 생일은 나만이 행복한 날이지만 크리스마스는 모두가 행복한 날이었거든요. 추위 속에서도 모두의 얼굴은 빛이 났어요.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아이인 제 시선 속 어른들은 언제나 웃지 않고 정형화된 몇 가지 얼굴 가면만을 쓰고 있었는데 크리스마스만큼은 어른들도 본래의 얼굴을 보여주었거든요.

기쁨과 설렘, 입가에 걸려있는 미소. 그 어느 것도 거짓된 것이 없었어요. 추위에 코끝과 볼이 새빨개졌어도, 입에서 새하얀 입김이 흘러나와도 짜증 내는 법이 없었어요. 그마저도 크리스마스의 낭만이었거든요.


막상 오늘을 되짚어보니 정말 별거 없는 제 평범했던 일상의 한 부분과 다를 바가 없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또다시 내년 가을 무렵부터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설레는 맘으로 기다리겠죠. 이번 크리스마스는 더욱 사랑해야지, 마음을 표현해야지. 거짓 없이 솔직하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크리스마스 단 하루를 핑계 삼아 마음을 전해야겠다는. 그 마음 하나만큼은 변함없이 다짐하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각자 삶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모두에게 행복만이 가득한 크리스마스로 마무리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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