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다닙니다.
어서오세요, 처방전 이쪽으로 주세요!
어머니, 계산대로 오세요!
아버님은 저쪽 3번에서 약사님이 부르셨어요!
네? 자판기 음료가 안 나오다구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처방전 주셨으면 자리에 앉아계세요!!! 순서대로 불러드려요!!!!
봉투 50원인데 필요하세요?? 환경 보호 차원으로 봉투 단속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받는 거예요..
띠리리리리리
네, 00약국입니다. 잠시만요, 성함이랑 생년월일 불러주세요.
약사님 지금 투약중이셔서 이따가 연락드릴게요, 네~
어?! 약사님, 그분 계산 아직인ㄷ... 손님!!! 손님!!!!! 계산 안됐어요...!!!!
분명, 제가 생각했던 약국은 조용하고 침착하고.
뭐랄까, 클래식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그런 분위기를 생각했거든요?
솔직히 이제 갓 고등학교 졸업한 학생이 병원 갈 일이 얼마나 있었겠어요.
잔병치레가 많긴 했지만 병원에 방문할 일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주말에 방문했던 약국은 정신없긴 했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약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는 차분하고 잔잔하고, 뭔가 고상한 이미지를 생각했단 말이에요?
그런데요. 아니, 절대 아니에요. 그냥 매 순간순간이 전쟁터예요.
쌍시옷 안 들으면 다행이죠!! 저 욕도 엄청 많이 먹었어요, 어휴..
아, 소개를 안 드렸네요.
안녕하세요! 약사는 아니구요, 그냥.
약국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