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맛

by 즐란



詩가 왜 이리 맛있을까

여름 내내 제 세상인양

쭉쭉 뻗어간 호박잎을

거친 뒷면 줄줄 훑어내어

보드랍게 삶아내고

햇빛 한 줌 얹은 감자 썰어 넣고

매운 고추 팍팍 넣어

진한 쌀뜨물로

강된장 팔팔 끓여내어

바람 한 줌 얹어서

흰쌀밥에 詩 한 수가

꿀꺼덕 넘어간다

60년 세월 흘러 흘러

내 입에서 나오는 건

詩일까

부는 바람 소리일까

누가 어떻게 보든

신경 쓸 필요 없는

쌈 하나에 볼이 미어터지는

게으름의 詩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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