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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을 5배 올리고 깨달은 것

by 고요

직장인이 이직을 결심하는 이유 1위는 연봉이다. 실제로 한 회사에서 연봉을 드라마틱하게 올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평균 연봉 인상률은 5% 내외로, 이직했을 때 평균 10~15% 연봉상승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분명하다. 실제로 10년을 한 직장에서 몸담았던 시니어 직원이 신규 입사한 팀원의 연봉이 본인보다 높은 걸 우연히 알고 허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직을 몇 번 거쳤음에도 연봉 수준이 전 직장과 큰 차이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1) 점프업 하려는 생각 없이 단순히 이직 자체에 매몰되었거나 2) 커리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물경력이거나 3) 연봉협상에서 합리적으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거나 4) 새로운 포지션으로 이직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1) 이직 자체에 매몰된 사람

이직을 위한 이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볼 수 있다. 이경우는 동료와의 갈등, 팀장/대표와의 불화 등 회사 사람들과 관계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관계 회피형 이직은 연봉보다 지금 당장 탈출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곳만 아니면 어디든‘이라는 생각으로 이직을 결심하게 된다.

길게 보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은 아니다. 이직은 내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인데, 이 기회를 아무 소득 없이 날려버리는 선택을 하는 건 크나큰 손실이다. 관계의 문제라면 관계회복을 위해 먼저 노력해야 하고, 회복이 어렵다면 좀 더 전략적인 이직 준비를 해야 한다.


2) 물경력으로 어필할 만한 무기가 없는 사람

본인이 물경력이라고 인지하고 있다면 이직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도전해야 한다. 연봉이 비슷한 수준이더라도 일단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가게 되면 이후 점프업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지금 있는 곳에서 새로운 업무를 도전하는 선택지도 있다. 이때도 단순히 새로운 업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만한 일인지, 이력서에 넣을만한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3) 연봉협상에 소극적인 사람

이직 시 연봉 인상률은 5%~20%+@까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개개인의 능력의 차이도 있겠지만 비슷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도 어떻게 협상하느냐에 따라 인상률이 갈릴 수 있다.

연봉협상은 현재 내 연봉의 기본급을 가장 베이스로 깔고 그 위에 내가 받고 있는 현금성 혜택을 하나씩 쌓아가는 게임이다. 올해 예상되는 성과 인센티브, 현금성 복리후생, 직급에 따른 수당을 차곡차곡 쌓으면 생각보다 내가 받는 연봉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연봉계약서에 쓰여있는 기본 금액을 기준으로 연봉 협상을 하면 안 되는 이유다.


연봉협상 = 현재 연봉 기본급 + 성과 인센티브 + 현금성 복리후생 + 직책 수당


추가로 차량유지비, 활동비, 통신비, 식대 등도 꼼꼼히 확인한다. 또 내년 승진 대상자라면 이 부분도 짚어주면 좋다. 보통 승진을 하면 회사마다 기본적으로 올려주는 금액이 있으니 놓치면 손해다. 이것을 반영해 줄지 말지는 이직할 회사의 결정이지만 내가 굳이 어필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4) 새로운 포지션 도전

지금까지의 커리어와는 아예 다른 새로운 포지션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를 보고 시작하는 것이다. 비록 시작은 별 볼 일 없이 시작하더라도 5년 후, 10년 후 목표가 분명하다면 연봉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더 중요할 것이다.


나 역시 연봉을 100만 원 올리고 이직한 적도 있고, 2천만 원 가까이 올리고 이직한 적도 있다. 이 둘의 차이는 이직의 목적이 분명했는가에 있다. 목적이 분명할 때 결과도 확실해진다.


마지막으로, 점프업을 하기 위한 마인드 셋이 필요하다. 실제로 내가 15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느낀 것이기도 하다.


1. 생각보다 내 실력이 나쁘지 않다.

2. 생각보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 별로 없다.

3. 쫄 필요 없다. 막상 부딪쳐보면 별거 아닐 때가 더 많다.

4. 계속 시도하다 보면 내가 부러워만 하던 곳에 반드시 닿는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실력‘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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