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라니 Mar 04. 2021

모두가 곰표처럼 될 수는 없다.

콜라보 과자가 계속 나오는 이유



코로나 19로 반사이익을 얻은 업종이 편의점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길모퉁이에는 거의 하나씩 있는 편의점은 이미 브랜드도 많고, 점포수를 보면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서 '집콕'과 재택이 많아지다 보니 편의점 수요가 급증한 것입니다. 만성적자였던 이마트 24도 흑자전환을 기록했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을 찾았는지 대충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사실 편의점에 가는 이유는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물론 장을 보러 가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수요층은 간식이나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서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편의점 도시락의 경우는 매출을 늘리고자, 기존에 쓰지 않던 공격적인 시도를 선보이기도 하고, '편스토랑'이나 '맛남의 광장'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과 콜라보하여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살펴볼 변화는 과자입니다. 코로나 19 이후로 저 또한 편의점을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득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이 과자 패키지였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도 많았지만, 조합이 생소한 '콜라보' 과자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편의점 '콜라보' 과자들


과자의 맛은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맛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맛보다 비주얼이 너무 압도적입니다. 위의 사진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콜라보한 로고들이 과하게 확대된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제품의 기능적인 요소보다, 콜라보된 브랜드에 묻혀 가고자 하는 계산이 큰 것입니다.


이런 콜라보의 경우는 MZ세대를 의식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까지는 과자 하면 맛으로 고르고 결정하는 시대였으나, MZ세대에게 있어서는 '재미' 또한 소비의 기준이기에, '콜라보 과자' 또한 별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 재작년부터 시작된 뉴트로 과자까지로 접목이 되면서, 너 나할 것 없이 오래된 브랜드를 써먹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콜라보는 과자회사 입장에서는 든든한 캐시카우이며, 콜라보된 브랜드에게도 우군입니다. MZ세대에게는 참신함과 재미를 주고, 브랜드 또한 의외의 곳에서 인지도를 또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재택근무나 원격강의 등으로 인해서 편의점 수요가 높은 시국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 잡기에 매우 적합한 계산인 것이죠.


'곰표 맥주'는 밀가루와 맥주 원료인 '밀'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나 맛소금과 맥주는 연결 고리가 없어 최종 과정에서 접었다고 보고 있다. (출처 - 더그루)


그래서 요즘엔 새로운 브랜드의 출시보다 콜라보된 제품 출시가 더 많습니다. 많은 브랜드가 이처럼 뉴트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집중도를 잃게 되었습니다. 동시 다발적으로 같은 유행을 하니까 그 희소성이 사라진 것이죠. 레트로 트렌드인 것은 알았으나, 정작 하나의 제품을 떠올리라고 하면 어려운 레드오션과 같은 상황인 것입니다.


이렇게 지금 출시된 콜라보 과자들은 2018년 '곰표'처럼 되는 게 꿈일 것입니다. 대한제분의 브랜드인 '곰표'가 밀맥주를 만들었는데, 출시 3일 만에 10만 개를 팔아치웠을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었죠. 이를 기점으로 곰표 쿠션이나 나쵸와 같이 제품이나 굿즈 등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신화 때문인지 지금도 편의점에 가면 모두가 곰표를 꿈꾸는 '콜라보'제품이 많습니다.


뭐 유행이다 뭐다 하지만, 이렇게 획일화된 마케팅 속에서 정작 득을 볼 수 있는 브랜드는 얼마나 있을까요? 일관성 없이, 소위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라는 식으로 유행 따라 양산된 '콜라보'브랜드가 저는 썩 좋지 않게 보입니다.

이전 09화 이건 뭐 맥락도 없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