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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라니 Mar 19. 2021

좋은 광고는 무언가를 제공한다.

광고의 기본, USP 이야기.


광고학은 20세기 초반부터 지금까지 급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산업혁명으로 제품이 대량으로 양산되면서, 판매를 위한 방책의 수단으로 광고는 큰 주목을 받게 된 것이죠. 그래서 많은 기법과 전략이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광고나 마케팅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USP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마 오늘 이야기는 일반인도 쉽게 보고, 광고학을 입문하는 분에게 좋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USP는 'Unique Selling Position'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직역한다면 차별화된 판매 포인트라는 것이죠. 여기서 오늘 얘기할 점은 Unique, '차별화'라는 단어에 주목해야합니다. 제품은 저마다의 목적을 두고 시장에 나옵니다. 그런데 독점이 아닌 이상, 다른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고추장은 고추장끼리, 자동차는 자동차끼리 브랜드 간의 파이 싸움에서 이겨야하는 것이죠.



푸드를 아는 사람들은 다릅니다.(청정원, 2014)



저는 USP를 떠올릴 때, 위 광고가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15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차별화 된 셀링 포인트'를 소구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데, 위 광고에서는 하고 싶은 제품의 장점을 잘 함축시켰기 때문입니다.


특히 카피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 '모두들 빠른 것에 열광하는데, 청정원은 왜 느림보간장을 만들까요?'라면서 모두들과 청정원의 비교 구도를 세우며, 자사 제품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것이죠. 빠름에 열광하는 모두들과 비교했을 때, ‘청정원’ 자신을 홀로 느림을 고집하는 건강한 제품으로 보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이 카피에서의 물음은 ‘답정너’입니다. 청정원의 답은 이미 정해져있고, 소비자는 그대로 메시지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흐름이니까요. 자연스레 광고를 보는 이들의 의식에 ‘청정원 간장은 다르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타 제품과 차별점이 있어야, 소비자 눈에 들고, 눈에 들어야 결국 판매될 수 있기에 그래서 USP는 중요합니다. 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이런 차별화된 장점을 고려하고 만들겠지만, 광고를 만는 입장에서도 주어진 제품 내에서 USP를 찾을 수 있어야합니다.




사례로 1920년대 미국의 맥주 회사 슐리츠(schlitz)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시 슐리츠는 시장점유율 8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마케팅 전문가를 고용합니다. 그리고 그는 슐리츠 광고에 'In filtered air'(증기로 세척한)이라는 문구를 강조하였습니다. 


이 광고는 슐리츠의 맥주병은 고온으로 세척하는 공정을 거치고 있는 것을 말했는데, 사실 모든 맥주회사가 똑같은 방식으로 소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점을 이야기 하지 않았기에, USP를 선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선점한 USP로 '깨끗한 맥주'라는 이미지를 얻은 덕분에 슐리츠는 당대의 1-2위를 다투는 맥주 브랜드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 사례에서 나온 마케팅 전문가는 '현대광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클로드 홉킨스입니다.  그의 저서 '과학적 광고'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광고는 아무에게도 사달라고 애걸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좋은 광고는 무언가를 제공한다.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가 그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점을 언급한다.  



스마트폰이 생소한 시기에, 스마트폰의 USP를 간결하게 설명해냈습니다. 아이폰이 없다는건 이런 아이폰이 없다는 것.(2011)


결국 유효한 USP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광고 내에 녹일 수 있어야 하는 점입니다. 모델이 아무리 유명하고, 제품의 스펙이 좋더라도 USP를 잘 살린 광고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USP를 잘 살린 제품은 지금도 승승장구를 하고,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은 오늘도 알려지지 않은 셀링 포인트를 USP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비단 광고뿐만 아닙니다. 마케팅, 또는 개인의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에서도 기업에게 유효할 수 있는 역량과 장점을 USP로 사용하여 작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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