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설득력이 없다면
설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논리입니다. 대상이 누구이고, 전략은 무엇인지는 논리가 전제된 뒤에 생각해야 합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죠. 광고라는 것도 제안(Propose)이자, 설득입니다. 이 과정에서 논리가 사람들은 납득을 합니다. 그런데 가끔씩 이런 논리를 무시한 광고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돼지바 광고를 보면서 다소 실망했습니다. 시리즈로 나온 광고인만큼 예산이 상당했을 텐데, 광고에서는 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십수 년 전의 임채무씨가 등장한 돼지바 광고가 훨씬 나아 보입니다.
중학교 국어시간에 나오는 '의식의 흐름' 기법을 컨셉으로 한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하면서 백두산으로 끝나는 동요처럼 말입니다.
'지나치게 맛있다'라는 카피 하나 때문에 너무 많은 씬과 메시지가 낭비되었습니다. 스토리와 메시지가 억지로 엮인 말장난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논리가 부족합니다. 창의성도 부족합니다. 열일하지 않는 광고라 생각합니다.
그런 광고는 대중에게 제품을 냉정하게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제품을 보게 됩니다. 이런 흐름에서 보통 제품을 좋게 평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광고는 설득을 위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사라고 얘기하기 위해서 메시지를 잘 가꾸어 송출하는 것이 광고인 것이죠.
소비자는 광고를 보고 좋은지 싫은지에 따라서 구매라는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런 얘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부호화'(Encoding)입니다. 제품을 시각/청각적 자극이나 언어적, 비언어적인 표현을 바꾸는 것을 부호화라고 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제품을 어떻게 비유할 것인가, 어떻게 말하여 좋게 보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위해서 타겟 대상의 취향을 고민하고 시대의 언어를 이 과정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예시를 위해서 4월에 나온 바나나맛 우유 광고를 선보였습니다. 구매 자극을 위해서 부호화에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델 기용도 훌륭했지만, 메시지 전달과 타겟에 대한 전략이 명확합니다. '씻고 바유(씻고 바나나 우유)'라는 행동의 유도와 비언어적 표현을 모두 충족했습니다.
아마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냉장고에서 사 먹는 바나나우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특정 상황엔 이 제품' 식의 광고를 기호식품 광고에서 쓴 것은 참신한 시도입니다. '상처엔 마데카솔' , '두통 치통 생리통엔 게보린'처럼 약품에서만 쓰던 기법을 바나나우유에서 선보인 것이죠.
길이는 짧았지만,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논리로 제품을 풀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돼지바를 좋아하는데, 너무 광고에 대해 혹평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제품을 비쳐주지 못하는 광고는 가치가 적은 광고라 생각합니다.
그런 광고들이 많아진다면, 광고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이미지도 떨어지는 것이죠.
참신한 생각이 많아지고, 논리로써 대중을 납득 또는 감탄할 수 있는 광고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