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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상만두 Oct 22. 2020

얼룩소 자전거

걷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을 보게 되는 시선도 넓어졌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벽에 탐스럽게 피어있는 꽃 뭉치에 감탄을 했다.

저렇게 아름답고 탐스러운 꽃을 왜 아무도 보지 않는 것일까? 걷게 되니 이런 호사도 다 누리는구나 싶었다.


 

도대체 이런 꽃의 이름은 뭘까? 검색을 해보니 금등화()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다. 옛날에서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임금님이 과거에 장원급제를 하면 모자에 꽃아 주던 꽃이라 하여 어사화(御賜花)라고도 불립니다.

꽃 모양은 5개의 꽃잎이 갈라져 있어 얼핏 보면 나팔꽃 같고 옆에서는 깔때기 모양으로 트럼펫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꽃이 질 때는 동백꽃처럼 통째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녀 꽃이라 불리기도 하나 봅니다. 재미있는 꽃말입니다.

녹색 줄기에 주렁주렁 맺힌 꽃망울들이 모두 다 사랑스러워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주택가를 지나다 보니 작은 자전거 한대가 무심히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에 새겨진 패턴이 얼룩소 같아서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뒷바퀴 쪽에 안전 바퀴가 붙어 있는 걸 보면 자전거의 주인이 이제 자전거를 처음 타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바퀴가 안전 하기도 하지만 약간 부끄럽기도 해서 조금 자전거를 타다가

떼어달라고 부모님께 응석 부리던 어릴 때가 생각이 납니다.

모험을 어찌나 좋아했는지 분명히 넘어질걸 알면서도 중심을 잡을 때까지 계속 타다가

어느 순간 균형이 저절로 잡히는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그 벅찬 감정을 저 아이도 어서 빨리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한눈에 봐도 음악을 할법한 친구가 서있습니다.

그런데 악기 가방이 특이합니다. 기타나 바이올린 같지는 않고 건반 같아 보이기도 하고 실로폰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무슨 악기가 들어 있을까 생각해 보고 있는데 어느새 신호등이 바뀌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과 마주 합니다.

이런 게 걷는 매력 아닐까요?

그래서 도심 속 걷기는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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