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는 촛대바위라고 불리는 바위가 두 군데 있다. 한 군데는 동해시에 있는 추암 촛대바위이고 다른 한 군데는 삼척에 있는 용굴 촛대바위이다. 바위가 서 있는 모양이 초 같아서 촛대라고 불리는 건 같다. 모양이나 크기가 좀 다르지만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져 만들어진 것은 같다. 처음부터 그런 모양은 아닐 테지만 파도에 부딪쳐 바위가 깎여져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푸른 바다 위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억센 풍파를 이겨낸 강한 어부의 모습 같다. 세상을 이겨내고 우뚝 선 우리의 아버지 모습 같기도 하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풍파를 겪어 왔던가? 내가 아버지가 된 지도 검던 머리칼이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처럼 하얗게 변할 정도의 오랜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고 가정을 지켜내기 위해서 애써왔던 지나간 많은 일들이 생각난다.
저 바위들처럼 단단하게 이겨내지 못했다면 오늘 난 이렇게 있지 못했을 것이다. 쓰러질 것 같은 많은 위기를 넘기고 살아온 세월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삼척 용굴 촛대바위이다
동해시 추암촛대바위이다.
산다는 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신과의 싸움이고 늘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잘 판단하고 결정을 잘해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봤다. 모든 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 일이니 스스로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 남을 탓할 일이 아니다. 인생은 어찌 보면 외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저 우뚝 선 바위처럼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