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해준 커플링

끝까지 이어갈 사랑

by 김재선

아내와 대학 일 학년 때 만나 6년을 연애하고 결혼한 지 어느덧 36년 이 되었다.

그동안 숱한 고비를 넘기며 헤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여러 번이었지만 어렸을 적 아무 조건 보지 않고 사랑한 순수한 사랑 때문에 또 참고 또 참고 살아온 게 오늘까지 왔다.

그러다 보니 병도 생기고 여기저기 아픈 곳도 생기면서 이제는 서로를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된 것이다.

나이 들면 남는 게 마누라하고 친구라 하지 않던가.

늘 곁에 있어준 아내가 새삼 고맙다

그래서 결혼 36주년 기념으로 예전부터 커플링 하기를 원했던 아내의 뜻에 따라 커플링을 만들어 선물했다.

난 원래가 반지 목걸이고 팔찌 같은 장식을 하는 걸 싫어한다. 대부분 남자들이 그렇듯이.

구속되는 것 같고 불편한 걸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그동안 모든 걸 참아주고 기다려준 아내가 고마워서 남은 인생의 모든 시간을 아내와 함께 하고자 하는 약속의 뜻으로 불편하지만 커플링을 했다.

지금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몸의 일부처럼 하나가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아내가 나인 것처럼ᆢ

이제는 좀 불편해도 잘 때도 목욕을 할 때도 영원히 빼지 않으리라 다짐을 해본다.

늘 아내가 곁을 지켜주는 것처럼ᆢ

나이가 들고 세월이 지나서 커플링의 진정한 의미를 느낀다는 건 이제야 철이 든 것일까?

아내에 대한 애정이 새롭다.

부족하기만 한 나를 생각하면 고맙고 감사하다.

아내를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자신에게 좋은 게 있어도 그 가치를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애정을 쏟고 소중하게 다루어야만 진정으로 그게 나에게 소중한 것이 되는 법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내가 하찮게 다루면 별 볼 일 없는 게 되고 남도 하찮게 보는 법이다.

커플링은 새로운 약속이고 다짐이고 보상이고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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