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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키 Aug 11. 2023

아프고 아픈 날

연두 5일, 젖몸살이 왔다.

출산한 지 5일 째. 아침에 눈을 뜨니 산후조리원 침대였다. 남편은 출근했고, 방에는 나 혼자였다. 몸을 일으키니 가슴이 땅땅하게 부풀어 있었다. 가슴이 돌처럼 단단해지고 있었다. 어제까진 손으로 짜봤을 때 유즙이 조금 나오는 정도였다. 이젠 숨이 안 쉬어질 만큼 가슴 통증이 심해졌다. 산후조리원 원장에게 10분 정도 가슴 마사지를 받았다. 어억 소리가 날 만큼 아팠다. 


오전 11시 반, 산후조리원 계약에 포함됐던 40분짜리 전신 산후마사지를 받았다. 굳이 이 시점에 받아야 하나 싶었지만, 시간 약속을 해놓았기 때문에 너덜너덜한 몸을 끌고 마사지실에 갔다. 마사지 관리사는 내 몸에 개운한 민트향이 나는 오일을 발라줬다. 


마사지사가 내게 1회 60분 28만 원짜리 마사지를 2회 더 권했다. "몸에 습을 빼주셔야만 해요. 발목이 더 두꺼워질 테고, 허리와 왼팔도 안 좋아요." 하지만 우선은 '습'이라는 게 뭔지 모르겠다. 게다가 발목이야 좀 두꺼워지면 어떠랴. 정말 별 걸 다 팔아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방에 올라와서 쓰러지듯 누웠다. 일어나니 마사지를 받은 팔에 멍이 들어있었다. 

 

오후 3시, 몸에 열이 느껴져 체온계로 재봤더니 체온은 36.7도. 가슴은 더욱더 바위처럼 딱딱해졌고, 겨드랑이에는 멍울까지 만져졌다. 모유가 가슴에 고여있어서 그렇다기에 유축기로 빼줬다. 한쪽 가슴당 5분씩 2번씩, 총 2-30분가량 유축했다. 허리까지 찌릿하고 뻐근했다. 그 와중에 배도 아팠다. 너무 아파서 간식도 건너뛰고 냅다 누워 잤다. 자다 깨어보니 식은땀이 흘러 있었다.


가슴은 더 부풀어 올랐고 돌처럼 단단해졌다. 시부모님이 산후조리원에 들르셔서 전복조림과 백고동, 산딸기, 채소 등을 넣어주고 가셨다. 그런데 가슴 통증 때문에 허리를 굽히기가 어려워서 냉장고 문을 열 엄두도 못 냈다. 가슴과 목과 허리가 아프니까 입맛도 사라졌다.


저녁 7시, 신생아실에서 수유콜이 왔다. 아기는 15분쯤 젖을 물다가 으앙 울었다. 젖병으로 먹는 분유는 먹기 쉬운데, 힘차게 빨아야 나오는 모유는 먹기가 어려우니 힘들어서 우는 것 같았다. 하지만 모유를 직접 물려야 젖몸살이 나아진다기에, 나도 힘을 내서 젖을 물린 다음에 다시 유축기 앞에 앉았다. 20분 유축했더니 초유 40ml 나왔다.


마사지를 받아서 이만큼 나오는 걸까. 마사지를 받아서 이만큼 아파진 걸까.


조리원 천국이라더니. 천국을 즐길 새도, 외로울 새도 없이, 혼자 조용히 아픈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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