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새가 난다
나무는 몇 번의 출렁임으로
그 발길질을 받아낸다
새들은 그렇게 난다
다신 안 올 듯 힘차게 박차면서
그럴 땐 문득 슬프기도 두렵기도 하겠지만
새들은 그렇게 난다 원래
두려움을 이기려면 모질게 굴 곳이 있어야 하니까
나무는 출렁인다 재주 좋게도
부드러움을 알아 바람에도 자주 출렁인다
다시 돌아와 앉을 때까지
다만 이 유연함을 잃지 않길
10⁻¹³
2025.03.24
독립영화 배우, 감독, 작가 그 언저리의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