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세상에 '인정'받고 싶은 당신에게

[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청소년들의 희망 직업군에 유튜버나 연예인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유명'의 사전적 의미는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음'입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유명한 사람'은 주로 연예인이나 정치인들로, 매체나 언론에 자주 등장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자신만의 콘텐츠로 스스로 영향력을 얻고 유명해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 강연장에서 만나는 분들 중에는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 즉 유명인이 되고 싶어서 글쓰기를 배우려 한다는 동기를 가진 이들이 꽤 많습니다. 만약 여러분에게도 유명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우선 그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에게는 '욕망'과 '인정'이라는 내면적 동기가 있습니다. 욕망은 무언가 갖고 싶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마음을 일컫고, '인정'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기는 마음입니다. 이때 욕망은 자기 자신을 향하는 내적 기제인 반면, 인정은 타인에 의해 받는 외적 기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인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면 인간은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욕망과 인정은 인간을 이해하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가장 높은 단계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다!"

- 에이브러햄 매슬로


많은 학자들이 인간의 욕망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중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의 5단계 욕구 이론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요. 매슬로는 인간의 행동은 각자의 필요와 욕구에 바탕을 둔 동기에 의해 유발되고, 이러한 인간의 동기에는 위계가 있어서 각 욕구는 하위 단계(1단계)의 욕구들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지배적인 욕구로 등장하며 점차 상위 욕구(5단계)로 나아간다고 보았습니다. 유명인이 되고자 하는 욕구는 아래의 5단계 욕구 중에서 4단계에 속하는 '존경의 욕구'에 해당됩니다.


존경의 욕구는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말합니다.


저는 4년 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제가 좋아하는 책이나 드라마, 영화를 정리할 목적으로 블로그를 개설하고 비공개로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수로 비공개의 글이 공개되면서 여러 사람들의 댓글이 달리고 '좋아요'를 받는 과정을 겪으면서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 안에 저도 모르게 자리 잡고 있었던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충족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이후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글쓰기 동기에는 존경의 욕구를 넘어 자아실현의 욕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로 자기만족을 의미하는데요. 만약 제가 지금까지 '좋아요'와 댓글에만 신경을 쓰면서 블로그에 글을 썼다면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었던 동력은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얻을 수 있었던 '자기만족'에 있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혹은 글을 쓰고 나서 생각과 감정이 정리되거나 해소되는 느낌을 맛보았고, 그 과정에서 쓰고자 하는 욕구와 열망이 실현되는 희열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정 욕구가 강하다면 우선 그 너머에 있는 저의를 스스로 파악해 보세요. 타인으로부터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하는 인정 욕구인지, 아니면 나를 위한 자아실현의 도구인지를 먼저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만약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쉽게 지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인정 그 사이를 지혜롭게 넘나들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인지하고 돌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윤영작가

이전 04화 당신의 심장이 가르쳐 주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