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방문객에 대한 불편한 진실

by 국박사

오늘 신문에 재밌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573502

휴대폰 빅데이터를 근거로 지역축제에 실제로 방문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기사인데요. 기사에 따르면 `2017 문화관광축제` 총 관광객 수는 1484만5945명이지만 빅데이터에 잡힌 숫자는 533만6292명으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실제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차이가 납니다. 사실 위의 차이는 촛불집회 당시 집회측 추산과 경찰 추산의 차이가 났었던 이유와는 다릅니다. 그땐 측정방법의 차이때문이었죠. 경찰 추산은 페르미 추정법으로 계산을 했고, 주최측은 집회에 참여한 사람뿐 아니라 왔다가 간 사람, 유동인구 등까지 모두 포함한 결과라 차이가 났었습니다. 그렇다고 축제 담당자들이 위의 추정법을 사용해 집계를 했을리는 만무하고 아마 촛불 집회때 집회 주최측에서 사용한 방법을 사용해서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저를 포함한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행사 대행을 하는 분들은 왜 차이가 나는지 다들 아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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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한거죠. 그 원인은 관람객수로 축제의 성패를 판단하고 문화관광축제를 선정해 예산을 내려주는 것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측정 방식의 차이로 인한 관람객 인원의 다름이 아니라 뻥튀기를 했다는 기사의 내용에 더 신뢰가 갑니다. 모든 지자체나 공기관의 행사는 반드시 결과 보고를 합니다. 또한 결과보고는 대체로 행사를 대행한 대행사가 하거나 지역의 관련학과 교수, 혹은 전문가에게 입찰을 통해서 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 보고를 담당하는 사람은 행사의 주최측이나 대행사에게
좋지 않은 결과보고를 하기 어려운 구조

입니다. 물론 그것이 가장 큰 이유는 아니지만 입장권을 파는 축제가 아닌 이상 대부분 무료 축제의 관람객 카운팅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 관람객 수는 축제 성과의 바로미터로 판단되기에 부풀리기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원인입니다. 사실 저도 지난 10여년 간 행사대행을 하면서 늘 해왔던 행동입니다. 입찰 수주를 위한 여러가지 뻥튀기와 더불어 결과보고 관람객 수 뻥튀기는 행사업계의 뻥튀기의 양대산맥이죠.



문제는 이렇게 한번 부불려진 관람객수는 왠만해서 바로잡기가 어렵습니다.


다음 해 축제를 진행하는 담당자나 대행사 입장에선 전년보다 무조건 나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게 실력으로 평가받기에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관람객기 줄어들었어도 백번 양보해서 전년과 관람객수가 동일한 정도로는 보고할 수 있으나 감소했다고 보고할 순 없는거죠. 사실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도 없으니 가장 손 쉬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매우 불편한 현실입니다. 이런 이유로 콘텐츠 보다는 모객이 더 중요한 거죠. 물론 좋은 콘텐츠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게 가장 훌륭한 방법입니다만 그게 어디 누워서 떡먹 듯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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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너도나도 모객을 위해 어떻게 할까요?


답은 너무도 뻔하죠. 너도나도 10대부터 70대 어르신들까지 좋아할 만한 가수들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모입니다. 다들 비슷비슷한 시기에 행사가 개최되니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들의 몸값이 치솟죠. 그러니 그들을 섭외할 수 있는게 행사 대행사의 실력이 됩니다. 이게 행사들이 거기서 거기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고요. 그러니 언론과 국민들로 부터 지역축제가 지탄을 받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물론 행사에 음악이 없으면 흥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주객이 전도되어도 너무 되어 버렸습니다. 가수들은 급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2~3곡을 부르는 비용으로 작게는 천만원부터 많게는 억을 넘는 비용을 지불합니다. 사업비의 너무 많은 부분이 섭외비로 빠지게 되는거죠. 콘텐츠 비용으로 써야 할 돈이 대부분 인기가수 섭외비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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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누가 총대를 메고 끊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죠. 행사와 지역 정치인의 문제, 지역사회의 이권 등 여러가지로 얽히고 섥힌 복잡한 알고리즘이 원인입니다.그 가운데 몇몇 가수들만 행복한 돈방석에 앉게 되는거죠. 개인적으로 볼때는 저의 대(代)에서는 깨지지 않을 구조입니다. 이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점이 축제를 관람객수로 평가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뭘로 평가할 것인지의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의 대에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감히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이상이 축제 방문객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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