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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연 Nov 14. 2022

난지도

  이것은 내게서 파생되었으나 독립을 원하는 개체고, 나는 그것에게 오래전에 독립을 주었다.

 

  그러나 그 자유가 너를 죽음으로 몰고 가게 된다면

  자유와 의지를 따르는 사람의 뒷모습을 따르고 또 누군가는 그 모습을 사랑하게 되고


  빛나는 강변에 모여 폭죽을 터트리고 지나가는 개를 한 번 쓰다듬어 보고

  빛에 홀려 버린 사람벌레처럼


  모두 소실될 일만 남게 되었을 때

  스페이스와 유니버스 사이 어딘가에서 본다.


  여기서는 별과 별이 마주친다.

  별에 타고 있는 자들은 모두 별의 운전수여서 모두 책임을 가진다.


  그리고 누구든

  그것이 정말 누구든 간에

     

  마지막 순간은 타인에게 아름다울 수 있는 권리를 누린다.

     

  군중 속에서 춤을 춰도 누구의 어깨와도 부딪히지 않고 누구의 발도 밟지 못한다.

     

  너는 지상에서 약간 떠 있다.

  그러나 아직 공중이라고 부를 수는 없고

     

  자전하는 축에서 발생하는 구심력은 원심력과 대비되는 개념이나 너는 행성이자 너를 도는 위성이기에 너는 너를 사랑하게 된다.

     

  그것이 사는 기쁨이 된다.

  사람들은 너의 사랑이 예쁘고 기특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어 하지.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치게 될 때 꺼내어 보여 주려고.

     

  여기에 배울 점이 있다.

  여기에 내가 본 중 가장 예쁜 사랑이 있다. 


  이것이 내가 되고 싶은 무엇이다. 너와 내가 하고 싶은 무엇이다.

     

  우리 하자.     

  이것이 사랑이라면 이것을 하고, 저것이 사랑이라면 저것을 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우리 그냥

     

  하자.

     

  하늘에서 폭죽이 터져 세상을 밝힐 때.

  다가오는 폭발에 서로의 얼굴이 같은 빛으로 물들어 갈 때.

     

  지금이 우리가 마주하는 마지막 얼굴이에요.

  당신이 평생 떠올릴 만한 기억이에요.

     

  우리가 바라던 한 번의 빛이에요.

     

  그러나 눈을 뜨면 우리는 아직 여기에 있다.

  쓰다듬은 개가 가지 않고, 쏘아 올린 폭죽은 아직 공중에 머물러 있고,

     

  이 멈춰 버린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고 싶다고 말하는 개체로

     

  우리가 움직이면 누군가는 그림을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할 테지만

     

  명랑한 너는 웃으며 말한다.

     

  곧 이사를 하려고요. 

  저는 여기 살 생각이 없는데 거기에 제 물건을 좀 둬도 될까요?

     

  아직 모두 멈춰 있는데

  개의 꼬리가 흔들린다.

     

  이제 쏟아질 빛 속에서 

  수용체의 사랑이 그보다 먼저 소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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