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수업, 압력. <도망가자>
고음을 짱짱하게 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연습이 있었다.
레슨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고전하고 있는 바로 압력 연습. 따지고 보면 압력을 버티는 연습이랄까. 발성 지점을 고치는 연습을 많이 해도 이 압력을 버티는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에 고음이 잘 되지 않았다.
숨을 들이쉴 때 우리 몸에 호흡이 차기 때문에 그 자체가 압력이 생기는 것이긴 하지만.. 우리말은 영어와 달리 말할 때 구강에서 발성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호흡이 밖으로 많이 나오게 되고 근본적으로 발음의 공명점이 우리와 다른 영어권 사람들에 비해 복식 호흡을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요즘 즐겨 듣는 많은 대중가요가 서구권에서 발전된 장르이니 우리가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처음부터 노래를 잘 부르기란 참 어려울 것이다. 호흡과 압력이 연관된 부분이기 때문에 두 번째 레슨이었던 호흡과 아주 많이 이어지는 내용이며, 선생님은 호흡 연습으로 지칭하는 게 더 맞다고 하셨다.
'합(공기를 가둔 후), 쓰으-'
우리가 숨을 들이마시면 횡격막이 수축해 아래로 내려가 흉강의 압력을 낮춰 폐에 공기가 들어올 수 있게 되고, 숨을 내뱉을 때는 반대로 횡격막이 이완하여 공기가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때 폐에 들어온 공기를 가둬 최대한 압력을 참으며 호흡을 조금씩 균일하게 내보내는 연습이 가장 기본적인 압력 연습이었다.
두 번째 레슨, 호흡(https://brunch.co.kr/@nait/45)에서 숨을 잘 들이마시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폐를 풍선이라고 생각하고, 꽃 향기 맡듯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1초 정도 멈춰 숨을 가둔다. 이후 균일하게 조금씩 오랫동안 호흡을 뱉어보자. 풍선을 다 분 뒤에 바람이 빠지도록 꾹 누르지 말고 풍선 입구만 잡고 있을 때처럼, 천천히 호흡이 나가도록!
익숙하지 않을 때 이 연습을 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사실 아직도 어질어질하다. 헤헤.. 처음에 압력 연습을 할 때는 몸통에만 힘을 줘야 하는데 온몸에 힘을 줘 전신이 긴장되어 버리곤 했다. 하지만 어깨, 목 등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점..!
'부우-'
고음을 단단하게 내는 원리는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목을 조여, 내어 부르는 게 아니라 호흡을 가둔 상태에서 적절한 압력을 유지하는 데 있다. 성대가 잘 붙도록 훈련을 했다면 고음 성공이다. 압력을 참지 못하고 힘이 풀려 버리면 고음도 같이 풀리고 만다.
그래서 호흡을 가두고 볼을 최대한 부풀려 빵빵하게 만든 뒤 성대 자체는 조이지 않도록 '부우-'와 같은 소리를 내며 긴장을 풀고 압력을 견디는 연습도 했다. 볼을 부풀려 저항을 만들어줘서 견디는 힘을 키우는 연습이다.
집에서 혼자 압력 연습으로 <Into the unknown>을 불러 보았는데 목소리가 쨍한 걸 표현하겠다고 자꾸 잘못된 방법으로 연습해서 발성 지점이 오히려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은 압력! 숙제다, 숙제야.
오늘의 노래는,
압력 연습을 더 많이 하고 불렀다면 훨씬 잘 불렀겠지만, 그보다 전에 녹음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