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수업, 트릴. <안녕>
일주일에 한 번, 레슨을 하는 동안에는 선생님이 좋은 호흡과 좋은 발성을 코칭해주셨지만 좋지 않은 습관이 남아있다 보니 다시 일주일을 보내면 금세 그 습관들이 돌아오곤 했다.
특히 발음을 곱씹어 부르고 싶을 때는 나도 모르게 밀어내 부르거나 구강을 과하게 사용해서 입 주변이 긴장됐다. 습관을 고치려면 레슨 할 때 그 감각을 잘 기억해서 바르게 연습해야 했는데 망각의 동물로서 늘 까먹기 일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레슨 날이 되면 어김없이 선생님은 발음도 발성도 긴장이 많이 생겼으니 평소에도 립 트릴을 많이 하라고 권장하셨다. 집에서 발성 연습을 할 때는 물론 노래 부르기 전, 립 트릴을 하며 저음부에서 고음부까지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식으로 목을 풀어주기도 했다.
무작정 브르르르르 하면 되는 건 아니고, 트릴에도 역시 올바른 방법이 있다.
호흡을 고르게 뱉으며 일정한 크기의 소리로 연습해줘야 한다. 흉성부터 두성까지 립 트릴로 발성하며 성대를 이완시켜줄 수 있다. 몸도, 성대도, 입술도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불러줘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트릴을 많이 하게 됐다. 립 트릴이 잘 되지 않으면 양볼을 살짝 눌러 입술이 잘 떨리도록 도와주면 되니 그렇게 연습하면 된다.
호흡을 세게 뱉어서도 안 되고 입술이나 볼이 긴장되어 있으면 트릴이 잘 되지 않으니 고르게 고르게 연습해야 한다. 세트로 텅 트릴도 있다.
이번 곡은 시작부터 제법 고음이라 부르면서 엄청 긴장하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이 노래를 연습할 때 원곡도 조이 버전도 많이 들었는데, 막상 녹음을 하러 가니 조이 느낌이 너무 많이 난다고 하셔서 좀 더 내 목소리에 가깝게 부르기 위한 노력을 했다. 체스트 보이스를 실어달라는 디렉팅을 받아 불러 보았다.
또 워낙 첫 음부터 고음에서 시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걱정을 해서 자신감 있게 시작하지 못했다.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관건! 이 노래를 녹음할 때로부터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3개월 정도가 지났으니 지금은 훨씬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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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직 나만의 개성을 찾지 못했다는 생각에 많이 헷갈린다.
어떤 노래는 많이 들어보지 않고 왠지 따라 부른 것 같은데도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데, 어떤 노래는 나름대로 곡 해석을 해보기도 하고 따라 부르지 않았다고 느끼는데도 다른 사람이 듣기엔 따라 부르려고 애쓴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원곡의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따라 하는 걸까.
누구는 자연스럽게 말하듯이 부르는 게 아이덴티티이고, 다른 누구는 보컬의 한 끗 개성을 만들기 위해 모방에서 창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는데.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따라 하는 듯 들리게 되면 그것은 나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모창이 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결국엔 다양하게 불러보고 연습하자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