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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a Aug 04. 2017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진짜의 나를 쓰다

<자기소개>

조금 오글거리지만 저에 대한 이야기를 끄적끄적 써 내려가려고 합니다.


흠, 우선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써볼게요. :)


최근 제가 제일 애정 하는 것은 이렇게 글을 쓰고 제 글을 읽어 줄 혹은 읽어 준 누군가와 생각을 공유하는 일입니다. 글쓰기는 요즘 제가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말 나온 김에 "요즘 잘하고 싶은 일" 중 하나를 더 덧붙이면 바로 사진 찍기입니다. 여행에 대한 글쓰기를 시작한 후부터 사진을 좋아하게 되었고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그런 사진을 잘 찍고 싶어 졌습니다. 사진은 같은 장소를 바라봐도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하나의 물체 혹은 풍경에 대한 저마다의 시선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쩜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건 자꾸 여행을 가려는 핑계를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여행에 연결고리로 제가 선호하는 여행을 이야기해 볼게요. 저는 도시 여행을 좋아합니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는 공간이지만 파리며, 뉴욕이며, 홍콩이며, 런던과 같은 곳들을 여행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는 도시 속 사람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흥분이 됩니다. 또 도시는 다양한 탐험 거리들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골목들과 그 골목들이 점점 커져 만들어진 새로운 커뮤니티, 허름하던 장소들이 핫플레이스가 되거나 핫플레이스들이 될 것 같은 곳들을 발견하고 구경하는 것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새로운 보물을 찾는 것과 같은 기분입니다.


도시 말고 도시 골목 중에 인상 깊었고 좋아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뉴욕의 부쉬윅[Bushwick]은 그 동네 중 하나입니다. 윌리엄스버그 동쪽에 위치한 부시윅은 마치 폐허 같은 곳인데 건물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보다 멋질 수 없습니다. 시크하다는 표현이 딱 이곳을 위해 존재하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홍콩 소호도 참 좋습니다. 동양과 서양이 결합된, 좁고 긴 골목 사이사이에 오래되어 보이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도쿄를 여행할 적 시모키 타자와를 갔었는데 그곳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방문한다면 아마 천국일 것입니다.


추천 영화:  
영화 위아영 [While we are young, 2014] 은 뉴욕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라는 곳과 힙스터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영화 '위아영' 중>



그리고 저는 갔었던 장소를 여러  방문하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처음 갔을  낯섦과 다시 갔을  왠지 모를 여유로움 그리고 처음 갔을 때는 보지 못했던 도시에 다른 면모들이 저를 자꾸 같은 장소로 이끌게 합니다. 어쩜  이곳은  번째이기 때문에 관광지는 방문하지 않고 현지인들처럼 여행할 거야 하는 허세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아마 세계여행을 꿈꾸는 사람은 아닌  같습니다.

 

방문해 보지 않은   혹시 가고 싶은 여행 장소가 있냐고 물으면 "네"입니다. 여러 곳이 있는데 그중에  곳을 뽑자면 하나는 발리이고  다른 곳은 이탈리아입니다. 발리는 재미있게 시청했던 티비프로그램 "윤식당" 영향이 90%입니다. 윤식당을 방문했던 고객들이 여행하듯 발리에서 느리게 여행해 보고 싶습니다.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남부를 자동차 타고 여행하고 싶은데 왠지 모르게 신혼여행지로 가보고 싶습니다. 이탈리아 나라 자체에 로망을 갖게  이유는 바로 영화 레터스  줄리엣 [Letters ToJuliet]’ 때문입니다. 영화   명의 주인공들이 로렌조를 찾기 위해서 들렸던 장소들을 따라 여행  보고 싶습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는 제게 언제나 다음 휴가 여행지 목록에서 제외되곤 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 좋은 점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취향이 생기는 것입니다. 20 때는 사실 제게 취향이란  없었던 듯합니다. 그저 누가 그게 좋다면 따라 하고  흐르듯 다른 사람들을 흉내 냈던  같아요. 나이가 드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가끔은 막막함을 주지만 한 가지 설레는  나만의 "취향"이란 것이 명확해져 간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제게 무얼 가르쳐 주지는 않았습니다. 20  스스로 느끼고 터득하며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여행을 통해서 보고 경험한 것들이 30대가 넘어 보니 취향이란  선물해 주더라고요.. 예를 들면 모든 영화를 섭렵하는 영화광은 아니지만 뚜렷하게 제가 좋아하는 영화 스타일이 있고 누군가 에게도 추천해 줄만한 나만의 영화 리스트가 존재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한동안은 매거진 B라는 잡지책에 홀릭되어 신간이 나올 때마다 구매를 했었습니다.  잡지를 좋아했던 이유  하나는 잡지사 대표  조수용 님의 가치관이 좋아서입니다.

 

- B는 브랜드의 B인가요.

"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밸런스를 뜻하기도 해요. 전 가격과 실용성과 아름다움과 철학이 균형을 이룰 때,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느낌이 B급이에요. 누구나 선망하고 좋아하는 A급이 아니라 '어떤 사람'은 아주 많이 좋아하는 B급. 가령 사람들이 좋아하는 루이비통은 돈이 있는 사람은 사고 없는 사람은 못 산다는 공감대가 있잖아요? 근데 '프라이탁' 하면 어쩐지 특별한 사람이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죠."

-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발췌

또한 소유의 경제에서 경험을 소비하는 경제로 변한다는 그의 말이 굉장히 인상이 깊었습니다.  역시도 단순 소비를 통한 소유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로 가져가는 경험을 위한 소비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작가는 '마스다 미리'입니다. 그녀의 소소함이 좋고 그녀가 들려주는 솔직함이 좋습니다. 기승전결이 없는 것이 보통 사람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만화에는 기승전은 있지만 결은 존재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평범한 우리 내의 진솔한 감성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것들, 관심 가지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물론 고민거리와 걱정거리들도 많고요.

 


이렇게 저에 대한 이야기를  내려간 이유는 하나하나가 진실한  내면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는 저에 모습들이기도 합니다.

 

 살인지, 결혼은 했는지, 결혼을 했으면 남편 직장은, 집은 전세인지, 만약 결혼을  했다면 애인은 있는지, 애인이 있다면 결혼은 언제  예정인지, 여행을 좋아한다면 얼마나 많은 곳을 갔었는지, 다음 휴가지는 어디인지, 직장은 어디인지,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 등에 대한 질문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외면의 제가 아닐까 합니다. 다음 휴가지로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하지 '왜' 그곳을 가는지 그곳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고 싶은지는 딱히 궁금해하지 않더라고요. 여행여부, 여행 장소와 같이 단순하게 , 아니오 대답을 통해 누군가를 채점하고 있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여행이라는 여정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것보다도 요.

 

생각해 보니 이런 수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저는 아마 괜찮은 사람, 잘 살아온 사람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는 제가  내려간 것처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어떠한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주기를 바라봅니다. ''라는  명의 사람을 결혼했다/ 했다, 돈을 100  번다/500만  번다, 전세다/월세다  같은 단순한 셈으로만 가치가 매겨지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숫자를 통해서 나를 그리고 너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진짜 나를 그리고 진짜 너를 이야기하고 질문하는 것이 당연할 때가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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