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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angPolang Jan 13. 2019

안락사 Vs. 자연사 (2)

시니어 반려견의 마지막 - 안녕해야지

6. 안락사와 자연사 - 얼마나 많은 반려동물들이 잘못된 죽음으로 몰리고 있을지 중에서


(이 주제는 이야기가 길다. 무겁고 우울하지는 않다. 그러나 길다. 일단 적은 글 중에서 가장 짧은 문단만 포스팅해본다.)


2010 년 4 월 Associated Press가 미국에서 1,112 명의 반려 동물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픈 반려 동물을 구하기 위한 비용이 5,000 달러를 넘어가는 경우, 대부분의 반려동물 보호자가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22 %만이 병든 개나 고양이를 치료하기 위해 수의학 비용 5,000 달러 이상을 지불하겠다고 했다. 


인간과 달리 반려 동물은 자신의 생명을 혼자 결정할 수가 없다.

반려견의 생명은 반려견 자신, 보호자, 그리고 수의사가 관여한다. 

반려견 스스로 병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강하더라도, 보호자 또는 수의사가 안락사를 선고하면, 저항할 수 없는 것이 반려 동물의 생명이다.


삶을 끝내기로 결정할 '맞는' 시기는 언제일까? 

누군가의 삶을 끝낼 권리를 우리가 갖고 있는 걸까? 

결정을 내릴 올바른 결정권자는 누구일까? 

생명을 구하고 생명을 끝내는 그 사이의 경계는 누가 정하나? 


지금까지 동물 안락사에 관해서는 동물의 관심사를 고려하기 이전에 인간의 관심이 항상 최우선 순위에 있었다.

동물의 보호자가 동물의 장기간의 질병을 더 이상 돌볼 수 없거나,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하거나, 더 이상 치료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할 때 안락사가 선택되었다. 그것이 반려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편안히 떠나도록 돕는 인도적인 방법이라고 하면서.


동물이 난치병이나 회복할 희망이 거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것이 삶을 끝낼 합리적인 이유 일 수 있을까? 그것은 혹시 인간의 이해관계에 근거한 결정은 아닌 걸까? 반려동물만을 놓고 고민한 결정이 맞는 걸까?


동물에게 자발적 안락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을 숨이 멎을 때까지 감당하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죽음의 방법일 수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는 듯이 편안히 떠났다'라고 표현하는 그 죽음이, 사실은 그렇게 편안하게 떠난 마지막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다. 


록펠러 대학 (Rockefeller University)의 도날드 그리핀 (Donald Griffin) 교수에 따르면, 비인간 동물은 부분적으로 비슷한 신경 생리학에 기반한 인간과 동일한 유형의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동물 복지란 단지 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죽는가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선진국이건 후진국이건, 

동물복지가 뛰어난 국가라고 하더라도,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어느 누구도 윤리적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직접 체험한 바로는 그러했다. (이 이야기 또한 매우 길기 때문에 일단은 생략)


안락사는 동물의 관심, 죽음의 질 및 선택을 고려하지 않고 이루어져 왔다.

사람들의 이익을 기반으로 동물의 삶을 끝내는 것은 윤리적이지 않다.

동물은 기꺼이 살거나 살아갈 수 있는 한, 살아가기를 원하는 한, 계속 살아야 한다.

안락사는 동물의 이익에 근거하여 결정되었을 때야 비로소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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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의 저자

    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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