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TTS와 시각장애인
시각장애인에게 TTS란
사람들은 누구나 편리한 것을 찾는다. 그건 터치가 될 때도 있고, A.I가 될 수도 있다.
나도 그렇다. 편리한 걸 찾다보니 스마트폰을 쓰고, 그러면서 점차 A.I에게 익숙해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죽하면 전화를 걸 때, 예전에는 번호를 입력해서 했던 걸 요즘은 빅스비만으로 뚝딱 할 정도니 새삼 과학의 편리함과 기술에 감탄할 뿐이다.
그런 나에게도 꼭 필요한 게 있는데, 바로 TTS 음성이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쓸 때도 TTS 음성을 통해 글을 쓰고 있으며 자판을 누를 때 나는 음성 소리를 통해 내가 '아'를 적었는지, '어'를 적었는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시각장애인에게 TTS는 중요한 것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휴대폰에도 TTS 음성이 탑제 돼 있어 그것을 통해 터치 조작을 하고, 컴퓨터나 노트북에도 TTS 음성 파일을 설치해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에게 소리로 전달해주는 TTS의 반응과 속도는 늘 정보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때때로 휴대폰에서 TTS 음성이 접근 안 되는 앱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영역이 사라진다. 그리고 남에게 부탁하는 게 일상이 된다. 요즘은 여러 앱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TTS 음성이 읽어지도록 해놓은 것도 있고, 컴퓨터에 설치하는 TTS 음성 파일 역시 업데이트를 통해 많이 좋아지는 걸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간혹 시각장애인이 할 수 없는 것들은 남아 있다.
그 중 하나가 결재시 비밀번호를 누르는 건데, 이것을 읽어주지 않는 경우가 있어 늘 비밀번호를 남에게 불러줘 입력해야 한다. 카드 등록 역시 마찬가지다. 잘 되다 보완을 위해 키패드가 나올 경우 그 키패드를 읽어주지 않아 등록을 할 수 없거나 주변인을 통해 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렇게 되자, 걱정도 들었다. 내 개인정보가 있는 비밀번호나 카드를 남에게 불러주는 게 괜찮은 걸까?
눈이 보인다면 1초만에 할 수 있는 이런 사소한 것들을 부탁하면서 하는 게 옳은 걸까? 그리고 내 개인정보가 다른 곳에서 사용 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이 들면서 점점 뭔가를 할 때 지문 인식으로 하거나 정말 믿을만한 사람에게 부탁을 하게 됐다.
요즘은 정보화 시대라고 할 만큼 정보가 넘친다. 개인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내 개인정보를 남이 안다는 건 정말 불퀘한 일인데, 그걸 늘 겪는 시각장애인의 심정은 어떨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어렸을 때는 없었던 정보들이 생기고, 내 개인적인 것을 할 수 없다는 것. 이것 자체가 매우 불편하게 하면서 화가 나게 하기도 한다.
앞으로 커 가면서 개인정보는 더 늘어날 것이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TTS가 좋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내 정보를 누군가에게 알려야 한다는 게 참 싫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해야 할 것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하루 빨리 TTS의 기술이 더 좋아져 많은 것들을 읽어주고 설명해 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 때는 내 스스로 뭔가를 할 때 더 자유를 느낄 수 잇을 것 같다.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