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로 하루 만에 50% 수익 달성
A종목에 물려있었는지도 어느덧 2달. A종목은 고점대비 2분의 1토막이 나며 공모가 주위를 웃돌고 있었다. 주가가 반토막이 난 사이, 그만큼 인기는 시들해졌고, 물려있는 사람들만이 남아 지지부진한 주가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사이 나는 가만있었을까? 물론 아니다. 때마침 2년 동안 들었던 적금이 만기되어 나는 그즉시 다시 종자돈을 물타는 데 써버렸다. 당시엔 그 자리가 분명 저점일 거라 생각했지만, 주가는 물을 타도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잘못된 선택이 쌓일 때마다 나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 후로도 하루의 루틴은 비슷했다. 주가가 갑자기 10%대 기술적 상승을 보여주노라면 남몰래 설레기도 했다. 그래봤자 평균매수단가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었지만 말이다.
비슷한 나날들이 흘러갔다. 그러던 중, 나는 또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는 신규상장주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B종목은 LG그룹에서 투자한 기업으로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회사였다. 시장분위기가 로봇주에 우호적이었던 시점이기도 했다. 나는 갈등했다. 보유하던 종목의 손실을 확정하고 또 한 번 도박판에 뛰어들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하염없이 기다릴지를 말이다. 여러 정황을 따져봤을 때, 나에겐 시간이 촉박했다. 언제 오를지 모르는 종목을 붙들고 있을 순 없었다.
그렇게 모 아니면 도, 기왕이면 모였으면 하는 바람을 모아 나는 또 한 번 B종목의 상장일 전날 전략을 세웠다. 이번엔 좀 더 신중을 기했다. 최근 상장한 종목들의 장초반, 중반, 후반의 흐름과 분봉을 분석했고, 로봇 섹터에서 지난날 상장했던 종목들 또한 분석했다. 그렇게 세운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시초가가 100% 이상일 때만 매매에 임할 것
2. 주가가 눌려있을 때, 단단하게 지지를 하는 라인에서 매수할 것
3. 만약 주가가 올랐을 경우, 계속해서 익절구간을 설정할 것
4. 손절 구간을 최대 매수가 대비 -5%로 설정할 것
국가가 허락하는 합법적인 도박판. 나는 운 좋게도 B종목을 매매하여 상장 당일 50%의 수익을 기록했다. 주가의 움직임은 정확하게 내가 예상했던 대로 거의 비슷하게 움직였고, 나는 뜻하지 않게 그간의 손실을 70% 만회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것은 이 합법적인 도박판에서 벗어나 다시 열심히 살라는 신의 계시라 여겨졌다.
하지만, 한 번의 베팅에서 성공한 나는 지속적으로 베팅을 이어나갔다. 승률은 꽤나 괜찮았고, 다시 본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결혼준비에 지장을 주었던 이 ‘주식’이란 것을 청산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쁠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통장에 현금만 넣었어도 지금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동시에 목표를 세웠다. 지금 이 기세로 가면 다시 원금을 뛰어넘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나는 빠른 시일 내로 수익을 창출하고 싶었다.
주식투자자가 가장 피해야 할 두 가지 마음가짐이 나를 지배했다.
그것은 안타깝게도 ‘조급함’과 ‘자만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