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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강아지 Jul 21. 2024

환호의 순간, 스마트머니는 빠져나가고 있었다

주식투자로 깡통 찬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극복의 기록

#4. 환호의 순간, 스마트머니는 빠져나가고 있었다.


"인기 주식은 빠르게 상승한다. 그러나 희망, 허공만이 높은 주가를 지탱해 주기에 그만큼 빠르게 떨어진다. 빠르게 처분하지 못하면 이익은 손실로 둔갑한다."   - 피터린치 -




평가액 기준으로 나는 +가 찍혀있는 나의 계좌를 여자친구에게 보여주었다. 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호언장담했다.     


‘더 오를 것 같아. 지금 FOMO*가 와서 사람들이 계속 살 것 같아’라고 말이다. 실제로 A종목의 상승은 며칠간 더 이어졌다. 그리고 정확히 상장일 시초가 기준으로 2.5배를 기록했다.     


* FOMO: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


처음엔 가진 현금의 40%로 시작했지만 나는 어느새 계좌 2개를 이용해 나의 모든 현금으로 A주식을 구매했다. 계좌 하나의 수익은 어느덧 40%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새롭게 구매한 계좌는 10% 이상 수익을 내고 있었다. 처음에 목표로 했던 가격은 이미 넘어가버렸고, 나의 목표치는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적어도 2배’

‘적어도 3배’

‘적어도 4배’     


토론방에는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유튜버들도 각자의 목표가를 썸네일에 대문짝만 하게 제시하며 다른 개미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었다. 사실 이것은 광기였다. 이미 주가는 적정주가를 넘은 상태이자 벨루에이션을 과하게 받은 상태였다.     


나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다.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 예측하는 사람들을 안티로 치부하고 그들이 싼 가격에 주식을 사지 못했기에 배가 아파서 그러는 모양이다라고 그들이 루저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런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환희에 차있는 그 순간에 스마트 머니는 빠져나가고 있었음을 우매한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주가는 고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상장일 시초가 대비 2.5배까지 올랐던 주가, 그 가격을 봤기 때문에 그 이하에선 팔고 싶지 않았다. 결국 고점을 넘어서 또 다른 신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믿음. 그렇게 종목에 대한 보유기간이 늘어갔고, 수익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그 무렵 나는 근무지에서의 해외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보름동안 한국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해야 했었는데, 파견을 떠나기 전 모든 주식을 정리하고자 했다. 하지만 나는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는 그 순간까지 매도를 하지 못했다. 심지어 출장지는 오지여서 데이터가 잘 안 될 거란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손절매를 설정하지 않았다.     


결과는?

가히 참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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