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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해경 Dec 19. 2023

뮤지컬의 도시런던 [런던 어학연수]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런던 #17 뮤지컬의 도시 런던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런던 어학연수    


#17 뮤지컬의 도시 런던


+ 뮤지컬의 도시, 런던 웨스트엔드 

런던 도심 서쪽에 위치한 웨스트엔드는 극장 밀집 지역인데 미국의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의 연극, 뮤지컬의 명소로 불리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요소에 치중하는 브로드 웨이와 달리  음악을 중시하면서 문학, 철학적 주제를 다룬  작품이 많이 공연되는데 주로 고전적인 뮤지컬이 상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웨스트엔드의 뮤지컬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데 3D나 특수효과가 가미된 겨울왕국(Freezen)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런던 여행에서  '뮤지컬 관람하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들 한다. 런던에서 뮤지컬을 많이 보러 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큰 흥미는 없었다. 웨스트엔드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도 했거니와 유명하다는 어지간한 뮤지컬은 한국에서 이미 다 본 터라 크게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지인이 가장 보고 싶다는 '라이언 킹'을 그저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함께 보기로 했는데 b석인데 티켓 가격이 대략 15만 원은 넘었던 것 같다. 가격적인 부담도 있고 해서 런던에 있는 동안 뮤지컬은 라이언 킹 한 번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뮤지컬도 좋았지만 웨스트엔드 지역 고풍스러운 건물마다 어김없이 대형 뮤지컬 포스터가 걸려 있는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극장마다 지닌 고유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런던 뮤지컬 거리인 웨스트엔드의 낮과 밤 
뮤지컬 극장이 즐비한 웨스트엔드


런던 웨스트엔드 뮤지컬이 우리나라 뮤지컬 문화와 가장 다른 건 바로 공연이 끝난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아트센터 등에서 이루어지는 뮤지컬 공연이니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을 만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몇 번 가다 보니 극장의 뒤편에 배우들이 출입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마도 시내 한복판의 극장이라 가능하지 싶다. 어쨌거나 공연이 끝나고 나면 건물 뒤편의 배우들 출입구에는 팬들이 배우들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분장을 지우고 나서는 배우들은 자신을 보고 환호하는 세계 각국에서 온 팬들을 위해 기꺼이 담소를 나누고 프로그램 북에 사인도 해주고 같이 사진을 찍는 모습은 참 좋아 보였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꼭 뮤지컬을 보지 않았더라도 저녁에 시내에 갈 일이 있으면 아는 배우가 한 명도 없었지만 일부러 건물 뒤편을 어슬렁 거리기도 했었다. 

레미제라블 공연 후 배우와 팬들의 모습 


런던 어학연수의 장점 중 하나는 뮤지컬을 싼 가격에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런던에서 뮤지컬을 여러 번 보기에는 다소 비싼 가격이 부담이어서 '라이온 킹' 한 번이면 족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라이온 킹을 한 번 번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고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건 런던 어학연수 액티비티 게시판이었다.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프리즌, 레미제라블, 라이언 킹 등 웬만한 뮤지컬의 티켓을 반 값 혹은 그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뮤지컬 관람이 가능했다. 비싸도 우리나라 환율로 대략 5~7만 원 정도니 다른 걸 아끼더라도 뮤지컬은 다 보고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너무 늦게 발동이 걸린 터라 다 보지는 못했다. 


런던 웨스터엔드 뮤지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은 '레미제라블'이었는데 어학원에서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티켓이 늘 매진이라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참고로 런던에서 사람들이 많이 보는 뮤지컬은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 '위키드' 등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는 라이온 킹,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메리포핀 이렇게 4편을 관람했다. 

런던 어학연수의 장점 중 하나인 뮤지컬 관람  


+ 라이온 킹(The Lion King),  어른에게도 꿈과 희망을 

몰타에서 함께 공부를 했던 J는 내가 런던으로 연계연수를 간다고 하니 런던으로 여행을 오고 싶다고 했다. 그런 그녀가 런던에서 꼭 하고 싶은 건 '뮤지컬 라이온 킹'이라고 했다. 뭔 애들 좋아하는 라이온 킹인가 싶었지만 그녀가 애타게 가고 싶어 하니 구경이나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가게 된 라이언 킹이었다. 


라이언 킹이 상영되는 극장은 라이시엄 극장(Lyceum Theatre)인데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외관이 입이 떡 벌어졌다. 라이온 킹은 1999년부터 이 극장에서 24년째 상영 중인데 더 놀라운 건 이 극장이 1834년에 문열었다고 하니 더 놀랄 수밖에. 


입구에는 기념품 숍이 있는데 죄다 라이온 킹 관련 인형들이 즐비했다. 역시 애들 공연이구나 싶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3층의 클래식한 실내가 눈을 사로잡는다. 관객 구성은 역시 어린애들 위주의 가족 단위가 많았다. 나는 라이온 킹을 디즈니 영화로도 본 적이 없기에 OST 음악 정도만 알 뿐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됐다. 

24년간 라이온 킹이 상영되고 있는 라이시엄 극장


라이온 킹 공연이 어땠냐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우와아아아아아'로 시작해서 공연 마지막까지 '우와아아아아아'로 끝났다. 너무 입을 벌리고 있어 턱이 빠질 지경이었다. 실사 디즈니 영화 장면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동물의 왕국과 사바나 초원의 풍경은 현실보다 더 리얼했다. 사슴과 기린 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동물이 초원을 뛰어다니고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고 심지어는 반딧불까지... 배우들의 표현해 내는 동작 하나하나 눈을 뗄 수 없었다..


세상에... 살다 살다 이런 뮤지컬은 정말 처음이었다.  20000% 즐길 준비가 된 관객들은 공연 시작과 동시에 자신들이 이 공연을 얼마나 기다려 온 것인지를 과감히 드러낸다. 무대 커튼이 올라가자마자 휘파람을 불고 환호성을 지른다.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가 인상적일 때마다 어김없이  환호성과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진다. 배우들도 함께 보는 관객들도 신이 날 수밖에 없다. 물론 거기에 나도 기꺼이 동참했다. 


라이온 킹은 2시간 동안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어른에겐 이젠 사라져 버린 동심을 떠올리게 하고 순수한 마음을 아로새기게 만드는 놀라운 뮤지컬이었다. 이런 라이온 킹을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 하찮게 생각한 나의 무식이 부끄러웠다. 이 뮤지컬을 보고 난 뒤 런던에 있는 동안 가급적 뮤지컬을 최대한 많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공연 중간에 인터미션 15분이 주어져 전체 무대가 궁금해 맨 앞줄로 가봤다.  음향이 좋아서 궁금했는데 무대 아래에서 라이브밴드가 연주하고 있었다. 역시! 감탄을 하고 있는데 나에겐 뜻밖의 장면을 만났다. 나처럼 무대가 궁금한 아이를 앞으로 데려온 엄마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 라이브밴즈가 공연 중에 어떻게 연주를 하는지 하나하나 친절히 설명해 준다. 이런 영국 문화는 왠지 좀 부럽단 말이야. 


다만 너무 낯선 풍경도 있기는 했다. 아이들 공연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팝콘을 팔고 있고 공연 보면서 음료, 술 등을 먹는 게 허용이 됐다. 인터미션 때 극장에 팝콘 냄새가 진동하고 바닥에도 아이들이 흘린 팝콘이 즐비~ 또한, 공연에 늦은 사람들이 첫 곡 끝나자 상당수가 우르르르 들어왔다. 이건 아마도 런던 여행자일 가능성이 크겠다. 게다가 아이들 이서 그런지 중간중간 들고나는 사람이 제법 있다 보니 공연에 몰입하려다가 순간순간 확 깰 때가 여러 번 있어 그건 참 아쉬웠다. 


나중에 확인하니  코로나로 런던 뮤지컬계도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기에 극장의 수익창출 일환으로 기존에 아이스크림만 팔던 것 외에 술과 팝콘 판매를 허용했다고 한다. 런던에서 뮤지컬 보러 갔는데 팝콘 먹고 맥주에 와인까지 마셔도 놀라지 마시길.  

동심의 세계로 초대되었던 라이온 킹 커튼콜 
정말 적응 안 되면 자전거 


+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클래식은 영원하다.  

페라의 유령은 우리나라에서 초연할 때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도 여러 번 봤다. 가장 최근에 오페라의 공연은 2021년에 부산에서 내한팀의 공연으로 봤었다. 게다가 뮤지컬 탄생 25주년을 맞아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그동안 출연했던 배우들이 모두 나오는 장면이 담긴 25주년 특별판 비디오도 가지고 있다. 워낙 좋아하는 뮤지컬이라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보고 있으니 굳이 런던에서 봐야 할까 싶었다. 하지만 라이언 킹을 보고 나니 바로 생각나는 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이었다. 한국에서 볼 때와 느낌이 어떻게 다를지 너무 궁금해 한번 비교를 해보고 싶었다. 

공연 본 후 포스터 앞에서 인증샷을 찍게 되던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이 상영된 곳은 뮤지컬 내용에 걸맞은 '여왕폐하의 극장(Her Majesty's Theatre)'이었다. 이 극장도 무려 1705년에 건립된 곳인데 2023년에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이뤄졌다고 하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이곳에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초연한 극장인데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부터 37년간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니 놀랍다. 


여왕폐하의 극장이라는 이름답게 그 어느 극장보다 품격이 느껴지는 곳이었는데 2층에서 내려다본 무대는 웅장함 그 자체였고 클래식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오페라의 유령은 뭐니 뭐니 해도 세트가 압권인데 특히 샹들리에가 너무 궁금했다. 역시 화려함의 끝판왕이다. 

클래식한 품격이 느껴지는 여왕 폐하의 극장 


오페라의 유령은 여행자들도 많았지만 런더너들은 드레스코드가 있는 것처럼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연인끼리 데이트를 위한 공연 관람이 많아 보였다. 공연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음악도 너무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다 좋았다. 초연 후 37년이 된 오페라의 유령인데도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이 이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뮤지컬계에서 왜 클래식으로 불리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다만, 이미 너무 익숙한 공연인데 다 보고 나니 드는 생각은 고풍스러운 오래된 극장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큰 무대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다. 옛날 건물이라 그런지 무대가 너무 좁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없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뮤지컬은 이런 극장식 무대가 아니기에 그런 곳에서 보는 뮤지컬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여주인공인 크리스틴 역의 배우의 노래가 이전 주인공들에 비해 다소 아쉬웠다.  

내 눈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본 샹들리에가  왠지 더 좋았단 말이지. 
무대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악단 
건물 뒤편의 백 스테이지 


+ 맘마미아(Mamma Mia), 우리나라 배우들이 훨씬 낫다.  

레미제라블을 꼭 보고 싶었는데 여름 시즌에 있는 있었던 레미제라블은 내가 떠나고 난 뒤 11월부터 다시 티켓 판매가 된다고 해서 아쉽게도 보지는 못했다. 대신 익숙하고 무난한 맘마미아를 선택했다.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이라고 할 수도 있는 맘마미아는 2004년 한국 초연 당시 박해미, 전수경, 이경미 배우의 공연을 봤었고 이후에도 최정원 배우가 주연을 맡은 공연을 보기도 했었다. 맘마미아는 순전히 누가 더 노래를 잘할까 싶어 가보게 된 공연이었다. 


맘마미아는 노벨로 극장(Novello Theatre)에서 공연됐는데 이 공연장은 비교적 늦은 1905년에 개장했고 2006년에 풋루즈(Footloose)가 초연된 극장이었다. 맘마미아는 2012년부터 현재 11년째 이곳에서 공연 중이다. 왠지 모르게 다른 곳보다 입장이 조금 더 엄격하게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11년째 맘마미아가 공연되는 노벨라 극장


다른 극장들이 다들 1800년대 이런 식이니 1905년에 개장한 곳은 왠지 신상 같이 느껴졌다.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클래식풍의 고전적인 느낌은 별 차이가 없었다. 다른 공연과 달리 노래마다 떼창을 하며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어 정말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공연이었다. 맘마미아가 다른 뮤지컬과 다른 차별의 포인트이기도 하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무대도 노래도 우리나라가 훨씬 낫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제 우리나라의 뮤지컬 수준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걸 이 맘마미아를 보면서 여실히 더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뉴스에  K뮤지컬 대표작 ‘마리 퀴리’가 현지에 맞게 각색해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쇼케이를 했고 호평을 받았다는 기사를 봤다. 12월 초연을 할 예정이라고 하던데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노벨라 극장의 내부


커튼콜 

 나는 인터미디어트가 끝나는 시점이었고 같은 반 친구들은 어학연수를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있었다. 어학원에서 티켓을 산 사람들은 비슷한 자리로 배정이 됐는데 알고 보니 인텐시브 수업을 같이 들었던 사람이었다. 특히 오른쪽의 에드와르드는 칠레에서 왔는데  여하튼 할아버지와 자신의 회사가 구글 검색에 나오는 사람이라  느낌상 칠레의 이재용 느낌이었다. 어학연수 마칠 때 가족들이 전부 런던으로 여행을 왔고 뮤지컬을 함께 보게 됐다. 아이들이 3명이나 있는 다복한 가정이었는데 그중 10대 소년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에서  온 나를 어찌나 좋아하던지 정말 반가웠다. 그녀는 대학생이 되면 꼭 한국에 놀러 오고 싶다고 했는데 언젠가 에드와르드와 그의 딸을 한국에서 반갑게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뮤지컬이 끝난 후 반 친구들과 함께 헤어지는 게 아쉬워 수다타임 


+ 메리포핀(Mary Poppins), 다행히 영어가 좀 늘었구나 

메리포핀은 내가 보고 싶은 뮤지컬 리스트에는 없었던 작품이었다. 런던 어학연수에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세실리아가 내가 계속 뮤지컬을 보러 다니는 걸 알고 어학원 끝날 때 즈음에 같이 뮤지컬을 보자고 했다. 그때 가능했던 뮤지컬이 메리포핀밖에 없어서 선택하게 됐다. 


내용도 모르는 메리포핀이었지만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뮤지컬은 굳이 영어를 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아는 내용이었기에 크게 상관은 없었는데 메리포핀 같은 경우는 내용을 모르는 작품이라 영어가 얼마나 들릴지 조금 걱정이 됐다. 일전 몰타에서 연극을 보러 갔다가 10%도 못 알아들어서 난감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리포핀스는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상영 중인데 1930년 오픈한 그나마 최신식의 공연장이라서 그런지 다른 공연장에 비해 1층 홀의 크기도 무대의 크기도 훨씬 커졌는데 현대적 느낌보다는 클래식한 느낌은 여전했다. 


메리포핀스는 소설이 엄청난 히트를 했고 이후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이후 뮤지컬로 제작됐는데 2004년 이곳에서 초연되면서 메리포핀스는 영국에서 초연된 유일한 디즈니 뮤지컬이라고 한다. 또한 오리지널 버전으로 그래도 공연하고 있다고. 이 극장은 미스사이공을 공연한 극장이기도 했다. 지금의 메리포핀스는 2019년부터 공연 중이었는 2023년 1월에 막을 내려 볼 수 없는 공연이 됐다.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 홈페이지를 확인하니  2024년 3월부터 마이클잭슨의 뮤지컬이 공연될 예정이라고. 


내용도 내용이지만 탭댄스와 하늘을 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실제로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신나는 탭댄스와 하늘을 나는 장면이 뮤지컬에서 어떻게 연출될지 가장 궁금했다는 내용이 많았는데 정말 상상초월이었다. 정말 숱한 뮤지컬, 숱한 콘서트를 다니면서 다양한 무대 연출을 많이 봤지만 메리포핀스의 무대는 정말 보지 않고는 도저히 그 감동을 설명할 수 없다. 진짜 꼭 한 번 보라고 말하고 싶던 메리포핀스였다. 


메리포핀스는 음악도 비중이 어마어마했다. 엄청 히트한 소설과 영화라는데 나는 제목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다만 왠지 음악만은 너무 익숙하다 싶었다. 영화에 사용했던 OST를 상당 부분 그대로 사용했고 뮤지컬의 위해 몇 곡만 추가로 작업했다고 한다. 클래식한 감성보다는 밴드 음악이 너무 잘 어울리는 메리포핀스였다. 

영국에서 유일하게 초연된 디즈니 뮤지컬 
영화 음악 ost를 대부분 사용했다.


메리포핀스는 노래보다 대사량이 많아서 뮤지컬을 보는 게 아니라 영어 듣기 평가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뮤지컬의 내용을 잘 모르니 배우들 연기 보랴, 노래 들으랴, 내용 파악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전반의 중반 정도 넘어가니 대충 스토리 파악이 됐고 그러고 나니 긴장감이 좀 풀렸다. 다행이라면 영어가 전부는 아니어도 대략은 70% 정도는 알아들으니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대략의 내용은 파악할 수 있었다. 영어가 별로 늘지 않는 것 같아서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졌다. 

영화를 뮤지컬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인터미션 15분의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사람이 돌아다녀서 웃겼다. 살아본 적은 없지만 경성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여하튼 런던에서는 뮤지컬 보면서 중간에 아이스크림 먹는 게 당연한 문화였다. 나중에 왜 하필 아이스크림이었을까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였다. 


<아이스크림은 먹는데 소음이 적어 다른 관객들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 다양한 맛과 종류가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상쾌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극장에서 더욱 인기를 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건 브로드웨이를 가보지 않았지만 독특한 런던 뮤지컬 문화인 건만은 틀림없지 싶다. 

쉬는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먹어줘야 런던에서 뮤지컬 본 거다. 


뮤지컬을 볼까 말까 고민은 하지 말자. 런던여행에서 뮤지컬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런던 어학연수로 티켓을 원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볼 수 있었는데 검색 몇 번만 하면 런던 뮤지컬 티켓 싸게 파는 방법이 수두룩 하니 조금은 수고스런 만큼 비용은 절약할 수 있겠다. 


여름 피크시즌에는 뮤지컬 가격도 같이 상승하는 점은 참고할 것. 



+ 다음 이야기 :  현지인과 함께 한 옥스퍼드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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