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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해경 Feb 20. 2023

[몰타어학연수] 몰타어학원과 숙소는 어떻게 정할까?

몰타 어학연수 제1장 #7. 어학연수 유학원이 꼭 필요할까?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제1장 엘리멘터리 몰타  

# 7. 어학연수 유학원이 꼭 필요할까?  


어학연수를 결심하고 나면 어학원과 숙소 등 제반 과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데요. 이럴 때 유학원을 통해서 준비할 것인지, 개인적으로 준비할 것인지 고민이 되실 텐데요.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아, 본인이 어학연수를 간다고요?"

어학연수를 가겠다고 결정은 했지만 막상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너무 막막했다. 대학생이라면 주변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도 있으니 이것저것 물어볼 사람도 있겠지만 50대는 어학연수가 흔하지도 않거니와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도 없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50대에 어학연수는 준비자체부터 난관이었다. 현재는 몰타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 여러 정보들 검색이 가능하지만 2019년만 하더라도 '몰타 어학연수'라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대부분 유학원에서 운영하는 홍보 블로그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몰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간략한 소개 정도에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간혹 몰타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이 있다고 해도 대학생이 대부분이라 (50대 이상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해도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기록을 남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몰타 분위기 파악 정도 외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생의 어학연수와 50대 이상의 어학연수는 우선순위에서부터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즈음에 삼성동 코엑스에서 '유학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학연수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유학박람회를 찾았다. 통상 유학박람회의 경우 다양한 이벤트와 가격 할인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어학연수를 갈 계획이 있다면 박람회를 통해 어학연수 수속을 하는 것도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 


나는 2020년에 어학연수를 갈 생각으로 2019년 여름부터 어학연수 준비를 했다. 유학박람회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상당했다. 당시에는 '몰타'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완전히 마음을 정한 것은 아니었기에 영어권 유학 전 국가를 상담을 해주는 부스로 안내됐다. 그랬는데 나이가 있다 보니 당연히 자녀(?)의 어학연수 때문에 박람회를 찾았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어학연수를 갈 거라고 하니 "아, 본인이 어학연수를 간다고요?" 하는 반응이 돌아왔다. 50대의 어학연수가 굉장히 드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어학연수를 가보니 은퇴 후 어학연수를 오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 무엇보다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각 나이대별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다. 어학연수가 대학생이나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특히 한국 사람보다 같은 나이대의 외국인들도 정말 많아 찐친도 되고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힘든 외국 생활도 견딜 수 있다. 그러니 '나이'로 인해 어학연수를 망설이고 있다면 그런 고민 따윈 1도 하지 않아도 된다.


여하튼, 몇 군데 상담을 받았는데 영어권 각 나라별 장단점, 비용 등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면서 박람회를 통해 등록할 경우 어떤 혜택이 있는지를 알려주었다.  그중 00 유학원이 가장 신뢰가 갔다. 상담 내용은 다른 유학원들과 거의 비슷했지만 '내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를 가장 정확하게 집어주는 느낌이었다. 당시에는 '몰타'를 염두에 두기는 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이날 몰타로 어학연수를 가기로 완전히 마음을 정했고 현장에서 계약신청을 했다.  

2019년에 준비했던 어학연수


+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50대 어학연수

어학연수를 생각하고 있다면 자신이 어떤 것을 선호하고 어떤 어학연수를 원하지는지 목적과 이유가 명확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남들이 좋다고 하고 요즘 인기가 있다고 해서 남들 하는 대로 결정하게 되면 십중팔구 후회를 하게 된다. 요즘 몰타가 어학연수지로 인기가 있는 곳이긴 하지만 드물기는 해도 막상 몰타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심심하고 영어도 별로라고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적응을 못한 사람들은 남은 기간 돈도 다 포기하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막연한' 어학연수에 대한 장밋빛 기대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먼저 정하는 것이 어학연수에서 실패하지 않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을 좀 살아봤다고 하더라도 처음은 처음이고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어느 나라로 갈 것인가?

당시만 해도 캐나다 오타와에서 어학연수를 한 지인이 있어 캐나다로 가볼까 생각도 했었다. 몰타를 염두에 두고는 있었지만 몰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좀 불안한 마음도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영어도 중요하지만 충전도 중요했고 유럽 여러 나라로 여행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각 나라의 어학연수 상황이 어떤지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나에게 맞는 나라는 '몰타'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직 덜 알려진 나라라는 것도 크게 작용해 모험을 해보기로 하고 몰타로 결정했다.  


어느 어학원으로 다닐 것인가?

나라가 정해지고 나면 그다음 정해야 하는 것은 어학원이다. 통상 대학생의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비용이기 때문에 비용에 따라 어학원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크기와 규모에 따라 대형학원과 중소형 어학원으로 나뉜다. 몰타의 경우 EF, EC, ELS 등이 통상 대형 어학원으로 분류가 되고 am, iels, bels, 인링구아, 아틀라스 등이 중소형 어학원으로 분류가 된다. 대형 어학원과 중소어학원의 차이는 규모와 비용차이다. 대형 어학원의 경우 경우 비용이 비싼 만큼 개설되는 클래스가 많아 수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바로바로 반을 바꿀 수도 있고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액티비티도 다양하게 구성이 된다. 중소형 어학원의 경우 굉장히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어찌 보면 대형학원과 대형학원의 장점이 소형학원의 단점이고 소형학원의 장점이 대형학원의 단점이 되는 셈이다. 다만 무조건 대형학원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소형학원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도 아니다. 자신의 경제적 상황과 어학원의 분위기를 고려해 결정하면 될 듯하다. 공무원 어학연수의 경우에도 발레타에 있는 몰타 LSC대학 부설 어학원에서 가능해서 최근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몰타에 있는 어학원들


내가 선택한 어학원은 EC 몰타

중소형 학원의 경우 가성비가 좋은 곳들이 많아 대학생들이 많이 선택하기 때문에 에너지 풀풀 넘치는 애들 사이에 끼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급피곤 해지는 느낌이라 그런 곳은 피하고 싶었다. 몰타 대형 어학원 중 1순위로 치는 EF 학원의 경우 비용면으로는 가장 비싼 곳인데 그 돈이면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지 싶을 정도로 어마무시한 비용이었다. 남은 곳은 EC와 ESE인데 고민 없이 내가 선택한 곳은 바로 EC였다. EC의 경우 30+ 클래스와 일반 클래스 두 개의 클래스가 있는데 30+는 말 그대로 나이 30세가 넘는 사람들로만 구성된다. 하지만 30+와 일반클래스의 이동은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우선 30+에서 수업을 들어보고 경험 삼아 일반 클래스도 가볼까 했지만 막상 수업이 시작되니 굳이 반을 바꿀 필요성을 못 느꼈다. 다만 30대 초중반의 경우 개인 스타일에 따라서 일반클래스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기도 했고 50대 이상인데도 일반 클래스에 다니는 사람들이 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30+ 수업이 있는 EC에 만족한다.



어학연수 기간은 얼마로 해야 하나

처음에는 3개월을 예상을 했었는데 3개월로는 도저히 영어가 획기적으로 늘 것 같지 않았다. 적어도 6개월은 돼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어차피 일을 쉬게 되는 거  영국도 함께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1년은 너무 긴 것 같았고 6개월 몰타 어학연수 + 3개월 런던 어학연수로 최종결정을 했다. EC는 몰타에서 시작한 어학원이지만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도 지점이 있어 몰타에 이어 연계연수가 가능해 비용적인 면에서도(장기 어학연수의 경우 비용 할인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혜택이 있었다.


어학연수 기간을 선정하는 데는 저마다의 목적과 경제상황,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지만 몰타에서 어학연수를 해보니 1개월 어학연수는 어영부영하다가 보면 한 달은 금방 지나갔다. 오랜만의 공부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이제 제대로 공부 좀 해볼까 싶으면 어느새 3개월이 코 앞이었다. 혹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예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어학연수는 개월수가 아닌 주차로 계산된다는 점이다. 즉 12주, 24주 등 개월이 아닌 주차로 계산되기 때문에 일정 계산할 때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어학원의 경우 12주, 24주 이상이면 다양한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몰타 6개월 + 런던 3개월 연계연수를 했던 EC 어학원


비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컨디션의 숙소에서 살 것인가

어학원, 비용, 어학연수기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건 어떤 조건에서 살 것인가가 최우선순위였다. 이 부분이 대학생들의 어학연수와 우선순위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대학생들이라면 비용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겠지만 나이 들어하는 어학연수는 사실 비용보다 어떤 컨디션의 숙소인가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학연수는 크게 어학원 기숙사와 홈스테이로 나누어지는데 홈스테이는 식사가 제공된다. 몰타의 경우는 홈스테이는 거의 없는 편인데 (은퇴 후 어학연수를 오는 남자의 경우 홈스테이를 하는 분도 계시긴 했다) 홈스테이의 경우 위치상으로 대부분 어학원과 거리가 멀기도 했고 가격도 싼 편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밥을 해 먹을 예정이어서 홈스테이는 아예 배제를 했다. 남은 건 기숙사이거나 개별적으로 집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기숙사의 경우 기숙사의 경우 1인실, 2인실, 3인실 등이 있는데 통상은 방 외에는 공용공간을 함께 사용하는데 어학원이 어떤 기숙사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형 어학원인 경우 시설에 따라 상, 중, 하로 나누어 컨디션별로 운영하고 있기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좀 더 많았다. 어학원의 경우 숙소를 일수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주수에 따라 계약을 하는 것도 특이했다. 기숙사가 아닌 개별적으로 집으로 알아보는 경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현지 부동산 등을 통해서 구할 수 있는데 30+의 경우 어학원 기숙사에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로 개별적으로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숙사보다 개별적으로 집을 구하는 경우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저렴한 경우도 있긴 했다.


나는 2019년에 계약을 할 때는 어학원 기숙사를 예약했었다. 1인실의 경우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기도 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외국인들과 살아볼까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런던의 경우 6개월 동안 외국인과 부대끼다 보면 좀 지칠 것 같아서 혼자 공간에서 좀 지내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았다. 런던의 경우 대학생들이 워낙 많이 있다 보니 몰타 어학원 기숙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원룸형 기숙사가 있어서 다소 가격은 비싼 편이었지만 1개월 계약을 했고 이후 남은 기간은 런던에 있으면 에어비앤비 등으로 집을 알아보는 것으로 정리했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이 계획은 취소됐다.


8월 경에 가계약서를 작성했고 11월 말 경에 몰타와 어학연수 전체 비용을 송금했다. 이후 몰타로 어학연수를 떠나기 위해 대부분의 일들을 정리하면서 유학원이 안내해주는 대로 틈틈이 비행기표 구매, 유학보험 가입, 몰타 비자 관련 서류 준비를 하면서 2020년 2월 27일 몰타로 떠날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대망의 2020년이 밝았다. 하지만 사상유래 없는 코로나로 인해 결국 몰타로 떠나지 못했다. 혹시라도 코로나로 인해 자가격리될 경우 언어도 익숙지 않은 상황에서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어떻게 결심한 어학연수인데 그대로 주저할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어학연수를 취소하기보다 몇 개월 정도 지켜보기로 했다. 원래는 어학원 등록 후 미루게 되면 페널티를 물게 되는데 코로나 상황이라 패털티는 물지 않아도 됐다. 하루하루 온 신경은 몰타로 향해 있었지만 국내 유학원을 통해 등록을 하니 비상사태에는 아무래도 대응이 늦었다. 몰타 EC에 내가 등록한 유학원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고 했지만 몰타 현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해 듣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어렵게 준비한 어학연수를 코로나가 끝난 후로 미루기로 했기에 환불을 받았다.


어학연수를 미루긴 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바로 떠나야 할 몰타이기에 매일 아침 눈뜨면 몰타뉴스부터 몰타 정보를 검색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속절없이 2년이 흘렀고 코로나가 종식된 건 아니지만 더 이상 어학연수를 미루면 진짜 못 갈 것 같았기에 2022년 3월에 어학연수를 무조건 떠난다 생각하고 2021년 10월부터 어학연수 준비를 처음부터 시작했다. 두 번하면 좀 수월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몰타와 EC로 결정은 변함이 없었다는 것 빼곤 다시 처음부터 준비를 해야 했다. 코로나처럼 특수한 경우가 언제 또 생길지 몰라 일단 몰타 6개월만 등록을 했고 런던을 언제, 얼마나 갈지는 일단 몰타에 가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몰타 현지에 있는 유학원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어찌 됐건 몰타 현지에 상주하고 있는 유학원이니만큼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코로나 상황을 바로 알 수 있다는 점과 혹시라도 자가 격리가 되거나 아프게 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겠다 싶었다. 또 한 가지, 아무래도 기숙사에서 젊은 애들과 같이 산다는 건 클럽 문화가 발달한 몰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더 많아지기에 따로 집을 구하기로 했다.  다행히 몰타 현지 유학원에서 운영하는 숙소들이 몇 군데가 있었는데 어학원 기숙사와 가격 차이가 별로 없었다. 나이 대가 나와 같은 한국인 룸메이트 1인과 함께 사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사실 1개월 정도 어학원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외국인들과 살아보고 이후에 유학원이 가지고 있는 숙소로 옮길까 고민도 했었다. 갑자기 오미크론이 기세를 부리는 통에 매주 사람이 바뀌는 기숙사에 외국인들과 함께 산다는 게 아무래도 불안해서 한국인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것으로 결정했다.


나중에 학원을 다니면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보니 그들도 처음부터 어학원 숙소가 아니라 유학원에서 구해준 집에서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 않으면 어학원 기숙사에서 한 달 정도 살면서 몰타의 분위기를 익히고 이후 직접 발품을 팔면서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들도 30세 이상이면 기숙사보다는 따로 숙소를 구해서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것은 똑같았다. 숙소 비용은 위치와 컨디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지라 어떤 방식을 숙소를 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기는 조금 힘들듯하다. 이것저것 귀찮으면 유학원에서 운영하는 숙소에서 지내는 것이 가장 편한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 어학연수 유학원이 꼭 필요할까?

어학연수를 준비하다 보면 어학원을 끼는 게 좋은지, 아니면 직접 어학원과 컨택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어학연수는 유학원을 통해서 갈 수도 있고 개별적으로 준비할 수도 있다. 개별적이라는 말은 유학원이 대행해 주는 모든 서비스(어학원 등록, 숙소, 비행기표, 보험 등등등)를 혼자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론은 무래도 나이대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혼자서 준비하기는 만만치 않다. (특히 숙소 문제) 유학원을 통해 처리하면 신경쓸 일도 없고 알아서 모두 진행해주니 선택지를 제시하면 선택하고 돈만 보내면 되니 세상 편하긴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무 유학원을 고를 수는 없는 법. 가격 비교도 해야하고 현지에서 케어가 잘 될지 등등 비교가 필요하니 발품을 좀 팔더라도 유학박람회를 가 보는 것도 좋고 검색을 통해 다양한 유학원과 먼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유학원을 통하면 일정에 맞춰서 모든 것을 처리해 주기 때문에 준비하라는 서류만 잘 준비하면 되니 편하기는 했다.


나의 경우는 기존에 등록을 했던 국내 대형 유학원에 가장 먼저 컨택을 했지만 불행히도 코로나 기간에 원래 상담을 했던 직원이 그만둔 상태였고 2년 전에 받을 수 있었던 여러 혜택은 거의 없었을 뿐더러 나를 담당했던 직원은 퇴사를 한 상태여서 조율은 불가능했다. 그 외에도 제법 규모가 있는 몇 군데 유학원과 현지에 있는 유학원 두 군데, 현지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몰타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유학원 1군데 이렇게 거진 6~7 군데서 견적을 받았던 것 같다. 이미 어학원이 정해져 있는 상태였기에 어떤 유학원에서 제시되는 것이 가격적으로 가장 혜택이 있을까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와는 별개로 EC 어학원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면 공식적인 어학연수 비용(학비, 기숙사, 학비+기숙사)을 확인이 가능했다. 그야말로 공식적인 비용인데 EC 어학원 담당자와 직접 컨택하다 보면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기도 하기에 EC 어학원에도 견적 메일을 요청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유학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발품을 팔며 준비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외국에서 장기로 생활해 본 적은 없지만 취재를 위해 1~2달씩 외국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어 외국 생활에 크게 두려움도 없었고 이미 어학연수를 한번 준비해 봤기 때문이다. 여러 군데서 견적을 받았을 때 한국 유학원에서 제시한 금액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좋았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이 주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을 했고 유사시에 현지에서 케어를 해줄 사람이 있는 게 좋겠다 생각해 몰타에 상주하고 있는 현지 유학원(몰타 스토리)로 결정했다.


유학원 상담 당시에 몇몇 유학원은 '아, 이 유학원은 개인적인 의견과 상관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어학원에 사람을 보내려고 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곳이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EC로 결정되어 있는 걸 내색하지 않으니 EC의 단점을 부각하며 자신이 추천하는 학원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학원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위에도 설명했지만 자신이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를 먼저 결정하는 게 더 중요하다. 유학원을 통해 어학연수를 할 것인지, 혼자 모든 걸 준비해서 어학연수를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처음에 한국에 있는 유학원을 통해 어학연수를 결정했을 때는 어학원에 상주하고 있는 한국인 스탭이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직원한테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몰타에 와서 어학원을 다녀보니 그 유학원에서 말한 한국인 스탭은 없었다(코로나로 해고된 상태). 다른 어학원을 다니는 사람들 한테도 물어보니 한국인 상주하는 스탭이 있는 유학원은 거의 없었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만나기도 어려워서 도움을 받기는 힘들었다고 했다. 또한 몰타에 처음 도착했을 때 숙소픽업 서비스를 신청했음에도 운전기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데 어학원 스탭하고도 연락이 안 돼 멘붕이었다는 사례도 드물지만 있기도 했다. 몰타 현지에 있는 유학원을 통해 등록을 하니 몰타 공항 입국 픽업부터, 숙소, 어학원, 몰타 생활까지 문제가 생길 때 바로바로 해결이 되니 그건 정말 좋았다.


또한, 유학원을 통해 어학연수를 시작하니 초반 생활에 적응하는 데는 확실히 편했다. 초기 생활이라면 마트, 필요한 물품들 구매, 유심, 몰타버스카드 등등 정도인데 시간이 좀 지나다 보면 다 알 수 있는 것들이긴 해도 처음에는 막막하기 마련이다. 그런 사소한 문제들을 몰타에 도착한 첫날 알려주고 쇼핑도 함께 다니니 정말 좋았다. 특히 가장 중요한 숙소문제가 바로 해결된다는 점이었다. 내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고 컨디션이 보장된 숙소를 구한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기숙사가 아닌 몰타의 주택에서 사는 것이어서 각종 시설이 고장 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현지 유학원이 있으니 확실히 이런 문제는 집주인과 직접 부딪치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초반의 일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몰타에 적응하게 되면서 학원이나 기타 생활에서 오는 자잘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유학원에 연락하기 전에 그냥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친구들이 생기기 때문에 친구들이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 현지 유학원이다보니 문제가 생기면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고 해결을 해주니 외국생활에서 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다만, 현지에 유학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부 캐어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유학원만 믿고 다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있다간 나중에 일을 키우게 되기도 하고 이래저래 섭섭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유학원을 통해서 어학연수를 왔다고 하더라도 결국 모든 일의 결과는 자신의 책임이다. 따라서 몰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이 해결한다는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현지 유학원을 통해 몰타에서 생활하니 초반에 낯선 몰타 살이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또 만에 하나 생길지 모르는 위험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든든하긴 했다.



+ 눈 떠보니 지중해

처음 어학연수를 생각했던 시기보다 2년이나 미뤄졌지만 드디어 몰타에 도착했다. 몰타공항에는  각 어학원마다 관광안내소처럼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어학원 부스는 평일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주말, 특히 토요일에 오픈되는데 대부분의 어학연수생들이 주말에 맞춰 몰타에 입국하기 때문이다. 어학원을 통해 직접 어학연수를 준비한 경우라면 몰타에 도착하면 자신이 등록한 어학원 부스를 찾아가서 각종 전달 사항을 안내받으면 된다. 어학원 등록 시에 기숙사 픽업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라면 입국수속 후 공항 대합실로 나오면 픽업 기사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으니 픽업기사를 찾으면 된다.

몰타 공항에 마련된 어학원 부스와 픽업 기사들의 모습


몰타 현지 유학원을 통해 어학연수를 등록을 하니 입국동기들과 한국에서부터 같이 출발했고 몰타에 도착하니 몰타 스토리 유학원에서 마중을 나와 있었다. 첫날 점심은 유학원에서 마련해 준 웰컴런치로 식사를 하고 유심개통을 하고 각자의 숙소로 들어갔다.


입국동기들

몰타와 한국의 시차는 8시간으로 한국이 빠르다. 몰타 시간으로 오후 4시, 한국시간으로 자정. 졸음이 쏟아지지만 시차 적응을 하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가며 자정이 될 때까지 억지로 참았다. 그리고 다음 날 눈뜬 6시경. 구름이 다소 낮게 깔린 하늘은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침부터 동네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지중해에 낚싯대를 드리우는 풍경의 몰타의 느긋함.


어제와 완전히 다른 오늘의 시작!


몰타와의 1일이 시작됐다.

지중해 푸른 바다
몰타의 느긋한 일상


덧. 종종 어학원 별로 프로모션을 하기도 하고 유학원 별로 비행기티켓 제공 등의 프로모션도 진행하니 어학원을 통해 직접 등록하는 것보다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학원을 통해 수속을 하는 게 비용적인 면에서 좀 더 혜택을 볼 수도 있다. 어학연수 계획이 있다면 수시로 정보를 검색해 보는 것이 좋겠고 프로모션을 잘 활용하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 다만 프로모션은 그때그때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시로 검색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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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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