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페스티벌프로젝트#4. Alice in Wonderland
몇 시간을 겨우 눈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눈을 뜨자마자 텐트와 가까운 샤워장으로 향했다. 샤워시설은 돈을 받는 대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잘못하면 남자/여자샤워실을 잘못 들어갈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는 이정표가 없는 텐트였다. 그저 사람들이 앉아지키고, 텐트 안에 들어와 씻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대충 손짓으로 알려주기만 했다. 그 덕에 다 씻은 후에 머리를 타올로 닦고 있던 내 눈에 포착된 어떤 남자는 텐트를 열자마자 본인이 잘못 온 걸 알아채긴 했지만 텐트 안에 있는 여자들의 나체를 빠르게 눈으로 스르륵 훑고는 비실비실 웃으며 갔다...... (어디다 신고를 해야 하죠)
스탭을 찾아간 나는 어제 텐트가 옮겨진 사건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런 일이 이 곳에서는 일어날 수도 있는 거냐'고 물었다. 당황한 스탭은 '미안'하다는 말 먼저, 그렇지만 '술 취한 누군가가 재미를 위해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답을 했다. (어? 뭐라고?) 일단 도난 당한 물건은 없었기 때문에 더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그 정도로만 스탭과 이야길 나누고 텐트를 옮길 만한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걔들이 거기서 컴플레인을 받아도 할 수 있는 말 자체는 '미안하다, 애석하게 됐네, 우리가 그런 일 없도록 조금 더 주의할게, 근데 여기 페스티벌이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이 정도가 다인 건 나도 뻔히 알지만 이런 일은 알려둬야 한다는 게 내 행동의 이유였기도 했다. '나 이런 거지같은 데서 못 있겠으니 니네가 파는 엄청 좋은 숙소 같은 데로 옮겨줘, 징징징'하며 진상을 부려서 해결되는 일 따위를 기대할 이유도 없다. 그래봤자 '필요하면 니가 돈을 더 내고 예약을 하던가,'라는 게 그들의 기본적 기조이기 때문에 떼를 쓰는 진상도 별 수 없는 게 유럽 페스티벌에서의 고객 서비스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도 아무리 따진다한들 그 문제 자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 이해가 되긴 하면서도, 황당한 일이 생겨도 프로덕션 측에서 별 수 없다는 건 나도 고객 입장에서 어이가 없긴 했다. 그러나 역시 힘을 들여 컴플레인을 하는 것은 그만두기로 한다. 그저 나에겐 그런 유전자가 없는 모양이라며 스스로 악착같지 못함을 탓하지만, 그런 부분에서 달라지고 싶은 마음 또한 별로 없다.
텐트를 다시 거둬서 옮기는 것보다는 크기 자체가 작은 텐트를 통째로 옮기는 게 더 나으리라는 생각으로 근처에서 전 날의 그 커다란 스피커가 있는 곳은 피해서, 조금 더 조용해보이는 자리를 찾자마자 저돌적으로 텐트를 집어들고 옮기기 시작했다. 스피커 주변에 모였던 사람들이 나를 흘끔흘끔 쳐다봤지만, 별 수 없다. 나도 좀 살자, 죽겠다고!
일단 옮겨놓은 텐트를 정리해두고 페스티벌 사이트를 더 둘러보기 위해서 스테이지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공연을 하는 스테이지의 공간은 서로 멀지 않게 일직선으로 다닐 수 있도록 쭉 늘어서 있었고, 가장 끝쪽에 있는 스테이지까지 가면 육교처럼 되어 있는 기차길 위를 지나서 서쪽에 있는 캠핑존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무대 사이에 중간중간 설치되어 있는 큰 F&B 벤더들과 넓게 위치한 식탁과 의자 등은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었다. 버거부터 베트남쌀국수까지의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는 푸드벤더는 전체적으로 가지 수가 많다기보다는 큰 규모로 이루어진 몇몇 개의 숍이 늘어서 있는 느낌이었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베이커리류를 취급하는 벤더 앞에서 베이킹워크숍과 같은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되었고, 쿠키를 구워 나누어 먹기도 했다. 베이킹 프로그램은 덴마크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나는 옆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을 줄곧 구경했는데, 반죽을 섞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신이 나 있다. 방관자로서의 나는 그 신난 사람들의 '동심으로의 귀환'을 보는 게 좀 더 재미있다.
늘어선 스테이지들의 중간에 자리한 Gloria는 컨테이너처럼 생겼는데 안에 들어가면 여기저기서 가져다둔 듯 한 빈티지한 가구들이 놓여져 있고, 가드들이 지키고 있는 안 쪽으로 들어가면 공연장이 있는 구조였다. 붉은 조명으로 장식된 내부에는 밴드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스테이지 쪽으로 접근할 때마다 팔찌를 당겨서 확인하기 때문에 꼼수를 부려 들어가기는 어려워보였다.
동쪽 캠핑존과 가장 가까운 Arena라는 스테이지는 로스킬레의 서브스테이지 격이었는데, Wiz Khalifa, Chvrches, Grimes, PJ Harvey 등의 굵직한 아티스트가 메인 스테이지인 오렌지 스테이지보다 좀 더 가깝게 관객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규모가 작은 게 아닌데도, 왠지 더 아담한 공간으로 느껴지는 곳이었고, 오렌지 스테이지에서도, 아레나에서도 경호들이 먹을 물을 컵에 담아 제공해주었다. (비가 오고 빗물이 고이고,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는 그 물을 떠서 주고, 잘도 받아 마시는 나는 수도물같은 그 물맛에 환장)
둘째 날의 헤드라이너인 테네이셔스 디의 욕이 가득한 노래를 함께 떼창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PJ Harvey의 노래와 연주가 진행되는동안 옆에 중계되는 흑백영상을 한참 보다가, 몽환적인 음악 안에 숨겨져 있는 것만 같은 가사가 귀에 들어왔다. Jesus save me, 아프게 들리는 그 노래가, 색소폰을 부는 PJ Harvey의 모습과 겹쳐 힘겹게 다가왔다. 파리하게 마른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강한 아우라, 악녀에 가까운 그녀의 목소리는 가늘면서도 포효하는 것 같았다.
그 다음 날의 로스킬레는 좀 더 편안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이 곳이 마치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닌, 더 친근하고 더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처럼 주변에 있는 누군가와 어울리고, 앉을 수 있는 곳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함께 먹고 마셨다.
어찌 보면, 누군가 말하듯 '인생 페스티벌'을 로스킬레로 꼽는 건, 허물없게 사람들과 부대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건 누가 뭐래도 확실한 것 중 하나의 이유였다.
그들은 로스킬레 그 특유의 분위기를 'The Orange Feeling'이라고 했다.
메인스테이지나 서브스테이지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도 덴마크 아티스트 공연이 꽤 많은 편이었다. 국제적인 명성이 대단한 아티스트가 많다기보다는 덴마크 음악씬의 범위를 페스티벌 안에 적절히 녹여넣은 느낌이었다. 힙합이나 일렉트로닉 음악처럼 트렌디한 것부터 밴드나 컨트리를 포함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공연이 채워졌다.
작은 스테이지에서는 조금 더 실험적인 공연이 진행되었다. 이렇듯 어떤 장르냐를 불문하고 어떤 음악이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페스티벌의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잘 몰라도, 뭐 모른들 어떠랴. 즐기면 되는 것.
페스티벌 내부에는 마켓, 옷이나 신발, 악세서리 숍 등이 많았다. 지역에서 활발히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던 마켓은 별도의 건축물 안에 각각의 숍이 입점되어 있었다. 목조로 만들어진 부스는 붉은 색으로 칠해져 강하고 일관된 인상을 주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디자인적으로는 역시 덴마크구나 싶은, 영국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영국은 오밀조밀 모여있는 부스들이 각각의 특색이 살아있게 믹스매치된 느낌이라면, 덴마크에서 받은 인상은 좀 더 과감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다.
페스티벌에서 가장 골치를 썩는 부분이 쓰레기를 처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있는 기간동안 나오는 쓰레기의 양 자체는 어마어마할 것이라 추측되는데, 물론 설치된 쓰레기통에 분리수거를 하기는 하지만, 페스티벌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참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쓰고 있었는데, 플라스틱 컵, 캔 등을 모아 가져가면 돈으로 교환해주는 '엿바꿔먹기'를 차용하는 것이었다. 이 방식은 영국 아일오브와이트에서도 비슷하게 운영하던 것과 같았는데, 로스킬레에서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플라스틱 컵을 주우러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글로리아 스테이지 주변과 스테이지를 구성하고 있는 목조 컨테이너 외벽에는 그래피티로 꾸며져 있었다. 생각 외로 전체적인 공간에서 그래피티를 활용해 꾸며진 곳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정갈한 모양을 하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와 설치된 조형물과는 상반되게, 페스티벌의 히피적인 느낌을 그래피티로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마켓이나 스테이지의 전체적인 디자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디자인을 같은 공간에 배치하는 의도는 뭔지, 아니면 이렇게 이면성을 대치시키는 게 덴마크인들의 방식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답은 어디서도 얻을 수 없었지만.
스테이지 주변에 그렇게 화장실이 많건만 사람들은 여기저기 벽에, 나무 근처에서 노상방뇨를 했다. 그래피티가 그려진 벽에 서 있는 남자들이나, 근처에 있는 나무 뒤에서 바지를 내리는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으면서도 이젠 조금 그런 충격에 익숙해지게 된 것 같기도 하고, 포기하게 된 것 같기도 했다.
며칠 내내 내렸던 비가 좀 그친 듯한 흐린 밤,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새벽에 울려퍼지는 제임스 블레이크의 'Retrograde'를 들으면서, 차갑게 내린 덴마크의 새벽공기를 마시며 또 다른 밤이 지났다.
그 새벽,
누군가 내 텐트 바로 앞에 와서 구토를 했다.
난 그 때 텐트 안에 잠들지 않고 있었다.
아침이 된 듯 해 눈을 떴다.
텐트를 열어 새벽 사이 마른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날이 흐리다.
밤 사이 텐트 밖에 놓아두었던 쪼리가 사라졌다.
아침에 부는 바람에 페스티벌의 공기는 오물과 토사물과 술냄새, 흙냄새가 뒤섞인 아주 이상한 냄새가 났다.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
왜지, 왜 이런 정신나간 곳에서 난 뭘 하고 있는 걸까.
처음 도착한 그 순간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그 세계의 이상함은 계속 생소하기만 했지만 그 세계에 들어온 이상 이젠 나도 점점 그 분위기에 동화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동쪽 끝 쪽에서는 'MAKER'라는 이름의 부스가 있었고, 실제로 사람들이 캠핑에 필요한 물품을 만들기도 하는 곳이었다.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페스티벌 부지가 익숙해지면서 잘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디가 어디에 있는 건지, 여기서는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보통 그렇게 익숙해질 때쯤이 되면 떠날 날이 된다.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머물렀던 동쪽 캠핑존과 스테이지를 지나 서쪽 캠핑존 및 Rising Sun 스테이지가 있는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며칠을 이어 내리던 비 때문에 철길 건너 편 캠핑존이 더 진흙이 된 정도가 심했다. 라이징선에서 진행되는 공연과 프로그램들은 초반에 지나가고 마지막 날쯤엔 거의 비어있었다. 사람들은 스테이지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쉬고 있었다.
드림시티라 명명되어 있는 이 근처의 캠핑존은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중에 인상적이었던 건 왕좌의 게임 테마로 둘러앉아 있는 사람들이었다. 다들 어디론가 가서 사람은 없었지만, 철왕자에 앉은 사람이 누구일지 궁금해졌다. 회의 자리처럼 만들어두었던데, 이런 아이디어도 재미있지만 실현해내는 의지도 대단해보였다.
캠핑존 각각의 색깔은 다르지만 한 곳에서 모여 한 곳을 바라보며 열광하던 페스티벌도 마지막 날이 되어 있었다. 동쪽이든 서쪽이든 넓게 자리한 캠핑존에는 텐트에 여기저기 된 낙서들과, 반쯤 무너진 듯한 텐트, 사용하는 건지 모르겠는 부서진 듯한 캠핑의자가 널려있었다.
드림시티 쪽에서 오렌지 스테이지로 가는 길에는 보드를 타는 공간과 운동을 할 수 있는 코트도 있었다. 그러면서 새삼 로스킬레 자체도 메인 무대가 가깝게 붙어있을 뿐, 여러 프로그램을 하는 곳과 페스티벌 고어들의 취향을 고려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해둔 것이 넓고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마지막 날의 헤드라이너는 LCD SOUNDSYSTEM. 마지막 날은 괜히 밴드 연주가 있어야 페스티벌을 제대로 마무리하는 느낌이다. 기깔나게 연주하는 소리가 꼭 폭죽이라도 터지는 느낌이라 그런 것일지, 어떤 개연성이 있는 건 아닌데도 이런 걸 보면, 나도 좀 구식인가 싶기도 하고.
몇 번의 페스티벌을 홀로 배낭을 짊어지고 고군분투하면서 아직 한참 더 남은 페스티벌 프로젝트를 무턱대고 계획한 내가 정말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이 내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일정 덕이라는 생각도 들어 조금 편히 생각하기로 했다.
페스티벌만 그런 건 아니지만 어디서든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늘 중요하다. 덴마크 페스티벌에서 이전에 알고 지냈던 친구를 우연찮게 만나는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미친 사람들과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에 올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되었지만, 함께 웃고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페스티벌에서는 특히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찾는 것만큼이나 내 주변에서 함께 해줄 수 있는 사람과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소중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게 얼마나 하찮게 여겨지는지,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마지막 날의 오렌지 스테이지에 흩뿌려지던 꽃가루가 지는 해에 비쳐 아름답게 눈 앞에 아롱졌다.
로스킬레의 첫 인상과 다르지 않게 마지막 날 밤에도 엄청난 카오스의 폐허가 된 것 같은 캠핑존을 지나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곳에서 잠시 몸을 녹였다. 뭔 7월에 11도인데다가 이렇게 날씨가 춥담...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매일 번쩍거리던 DJ부스가 보이지 않는다. 샤워부스 쪽도 정리를 하는 모양인지 안에서 사람이 분주히 움직인다.
내 텐트 옆에 놓인 텐트는 거의 무너지기 직전이고, 사람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마지막은 이리도 쓸쓸했던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 때 스페인에서 마주했던 북두칠성이 보이는 것 같다.
4시 반이면 해가 뜨는 북유럽, 로스킬레의 밤과 아침의 경계는 아주 미묘했다.
땅거미가 지듯 어두워지면서도 금방 어슴프레 밝아지는 듯 다시 해가 뜨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짐을 싸서 출발하는 날 아침엔 지난 페스티벌 4번 내내 쨍쨍했다. 페스티벌 내내 비가 그리 오락가락했는데, 비에 축축히 젖어 더 무거워진 것 같은 가방을 들쳐 맨 내 어깨 위에 내리쬐는 해가 야속해진다.
그 다음 페스티벌 일정인 스코틀랜드로 가기 전에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가기 위해 코펜하겐 중앙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느 페스티벌보다 '이상'한 곳에서 '일상'으로 가는 차이가 큰 것 같은 로스킬레이지만 거짓말처럼 로스킬레역에서 중앙역까지는 3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직 몸이 쪼그라든 상태에서 'Eat me' 케이크를 먹지 않았는데 잘못된 종착지에 불시착한 느낌, 그걸 또 먹으면 또 다른 '이상'한 세계로 들어가려나. 이런 헛소리 같은 생각이 계속 맴도는 건 아직 내 몸이 Dream City에 적응되어 있어서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게는 일상으로 돌아올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은 묘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