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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Apr 25. 2024

하나님은 이런 분이십니다.

빌 하이벨스 지음

이 번 책은 하루 만에 다 읽었다. 마감 일을 앞둔 작가처럼 목요일이 이 브런치  발행을 앞둔 상태서 나는 가르치는 학생들 시험준비로 많이 지쳐있었다. 이번주까지가 시험이었다. 4월 초 호주에 14일간 갔다 온 후로 아직도 여행의 긴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이다.

그래서 하루 만에 다 읽었다는 것은 정독을 못했다는 의미다.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에 대한 작가의 서술 대부분이 작가의 경험 사례가 80프로였기에 그가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내린 결론을 집중적으로 읽었다는 의미다.

그 여러 결론 중에서 내 눈에 띄었던 부분만 아래 간략하게 옮긴다.

-우리는 쉽게 불의에 빠지기 때문에 우리가 바르게 살도록 도움을 주는 습관과 대인관계를 위해 애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퇴보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를 쫓아 살려고 해야만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기에 하나님이 하나님의 백성들 또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될 것을 기대하신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셔서 화해시키는 자가 되라고 하실 때 그분은 우리의 신앙을 끌어올리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고 계시는 것이다. 우리가 생명을 마치는 날, 그동안 살아온 행적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공동묘지를 보기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공동묘지는 관계 회복을 위해 자존심을 죽이기를 거부한 완악한 심령에서 말미암은 것들이다.

-훌륭하게 살아온 인생은 훌륭한 결정들로, 비극적인 인생은 잘못 내린 판단들로 어지럽혀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안내인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안내하신다.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지도를 구하는 일에 있어 자기 자신이 나쁜 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나님은 우리를 인도하실 때 우리를 성숙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만드시는 방법을 사용하신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시기 위해 세우신 표지판: 성경. 성령의 증거. 현명한 사람들의 충고(여러 명의 멘토를 가지는 것이 중요). 우리의 독특성.-이 모든 지도를 활용하여 최선의 판단을 하라.  그래도 방향을 잡지 못한다면 당신 자신의 판단을 믿고 나아가라. 또한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는 그 긴장상태에서의 탐색을 즐겨라.

-그분은 베푸는 자로 우리를 만드신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성경을 읽은 사람이면 누구든지 알게 된다. 그러나 그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성품을 직접 경험하여 깨달음을 얻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독특하리라.


나는, 하나님 안에서 가장 힘들 때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다.

하나님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무수히 기도하지만 답을 얻을 수 없다. 기도 후 성경을 펼치며 드라마틱한 성경구절이 내 눈앞에 나타나길 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다.

그런 상황에서 기도하고 결국은 내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변 믿음의 동지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조언들이 내 생각과 다를 경우 더 스트레스다.

나는 작년 12월 말, 아버지의 폐암 4기 진단 후 호스피스 병동을 갈 것인가. 항암을 할 것인가를 두고 얼마나 갈등을 했는지 모른다. 의사는 아버지의 병세가 호스피스 병동에 가도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을 산다고 했지만, 밥도 잘 드시고 말도 잘하시고 웃음도 호탕하게 웃는 아버지에게 "두 달밖에 못 산대요" 그런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의사는 4기 환자라도 항암으로 치유된 사람도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버지가 더 살기를 원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뜻대로 항암을 택했고 아버지도 적극적으로 항암 주사를 맞았다. 그러나  항암 후 아버지의 기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됨으로 말미암아 이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주변에서 항암이 더 고통스럽다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본인이 원하시는데 항암을 안 할 수도 없잖아?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나는 아버지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가장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살고 싶었던 아버지는 의사의 폐암 4기 진단을 나중에는 "나 폐암 1기라고 했어" 라며 박박 우기기도 했다.

면역력 저하로 1인실로 격리된 후 몸에서 힘이 나가는 상황에서도 아버지는  "항암을 받다 살면 살고 죽으려면 죽겠지"라고 하는 바람에 나는 아버지에게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토하고 말았다. 아버지가 항암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도저히 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엉엉 소리 내 울자 아버지는 되려 침착하게 " 괜찮다"라고 하셨고 그 때부터 아버진 물도 넘기지 못하고 발도 풍선처럼 부풀고 호흡도 곤란해졌다. 그 날 새벽에 산소도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야근하던 간호사들이 다 몰려왔다. 그날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담당 의사를 만나고 그는 아버지의 상태가 위중해서 오늘 당장이라도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산소를 더 센 것으로 바꾸고 영양제를 투여하였다.

 

만일 그때 아버지에게  영양제도 투여 안 하고 고압 산소기를 하지 않았으면 아버지는 편히 돌아가셨을 텐데. 고압산소통을 달고 영양제를 투여하면서 죽어가던 아버지는 무려 3일간 목숨을 부지하며 지독한 고통을 받다 돌아가신 것이다.

그날 담당 의사에게 다른 것은 필요 없고 진통제만 놔달라고 왜 말을 못 했던가?

이런 후회... 뜨거운 산소호흡기를 이중으로 단체 고통에 몸무림 치던 그 3일의 시간은 아버지나 내겐 정말 끔찍한 시간이었다. 고통스러워서 손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오줌줄을 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손까지 줄로 묶는 것을 허락해야 하는 상황... 이렇게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회의감.


가장 힘든 선택을 해야 될 상황에서 하나님은 왜 침묵하셨을까.

난 아직도 모르겠다.

간혹... 항암으로 인해 아버지의 고통의 시간이 더 줄어든 것으로 보자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것이 기도응답일까?  의사의 지시에 따랐던 아버지의 3일의 지독한 고통의 시간들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간일까?

그것이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시간보다 훨씬 나았을까...

난 아직도 모르겠다. 아버지와 우리의 선택이 옳았는지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난,

하나님은 나에게 온 정성을 쏟으시는 분인가에 대한 대답을 얻지 못하였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여러 성품들을 열거하는 작가의 삶의 경험도 부럽지 않았다.

아직도 나는 아버지의 죽음의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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