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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May 09. 2024

성경의 권위

존 스토트

'오늘날에 권위는 불순하고 혐오스러운 운 단어가 되었다!'

이 책의 맨 첫 장 첫 문장에 나오는 글이다.

그렇다

우리 세대는 권위라는 단어가 불편하다.

그러나 저자는 요즘 세계적으로 팽배한 반권위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두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독교인들은 현세대인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이해할 필요성이 있으며 어떤 점에서는 적절한 동의가 필요하다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객관적인 기독교적 기준에 따라 세속 사회를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반대를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대의 반권위의 저변에는 권위자들의 압제와 구속이 있었고 그런 점에서 저자는  몇몇 반권위 운동은 인간에 대한 기독교의 교리와 피조물로서 지닌 인간의 존엄성을 의식하고 있기에 오히려 기독교적인 운동이라고 역설한다.


즉, 인간의 비인간화 현상과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을 모욕하는 모든 불의와 차별에 대항하는 것이 반권 위운동인 것이다. 또한 그것은 인간이 '체제'나 '기계' '제도'에  착취당하는 것을 막고자 노력하며 인간이 해방되어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향유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체제를 거부하고 성개방을 통해 도덕적 자유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조할 수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왜냐만 진리와 정의는 절대적이며  하나님은 계시를 통해 무엇이 참되고 옳은지 절대적 기준을 주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주되심을 받아들이면 반드시 성경의 권위에 대한 믿음과 순종이 따르기 때문에 예수님을 연구하고 말씀의 권위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저자의 이런 주장에 공감한다.  지금은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 안에 기록된 말씀들이 살아서 역사하는 하나님 이심을 믿지만 전혀 이런 것을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했던 대학교 시절이 뇌리를 스친다.

우리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문예비평 교수님들 중 유명한 시인이 한 분 계셨다. 그분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처음 강의실에 들어왔을 때의 첫마디가 이거였다.


"머리에 먹물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경을 읽어라"


나는 그때 무신론자였고 성경은 단 한 줄도 읽어보지 않은 상태였다. 그 분의 강의를 매우 고대했던 그 첫 시간에 교수님첫마디가  성경을 읽어라였던 것이다. 그때도 나름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던  터라 성경을 읽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했다고나 할까. 성경을 기독교인들의 경전 정도로만 생각하였는데 교수님의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말은 좀 충격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하여 어느날. 드디어 성경책을 구해서 내 앞에 놓았다. 아주 두꺼운 검은색 표지의 낡은 성경책이었다. 기억은 안 나지만 누군가로부터 빌렸던 것 같다.

겉장을 넘기는 순간... 글자가 세로로 된 성경이었다. 아주 작은 궁서체 글자들이 개미처럼 빽빽히 열을 지어 책장을 기어오르는 것 같았다.  한 장을 겨우 읽었는데 대체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도통되지 않았다. 그렇게 읽어나가다가 결국 벽을 마주치고 말았던 것이니.

'--누구는 누구를 낳고--낳고--낳고...' 끝이 없는 낳고 낳고를 읽고 또 읽다가 책을 덮고 말았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출생의 반복이었던 것이다.

그날은 늦은 오후였는데 성경의 내용이 너무 재미가 없어 졸음이 오려고 하였다.  한데 쉽게 포기하기는 싫어서 책장을 차르르 넘기다가 잠언을 마주했다. 흔하게 접하던 격언 같기도 하고 당시 읽었던 탈무드의 내용과도 비슷해서 겨우 잠언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도저히 집중이 안 되는 책이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성경책을 펼 일이 없어져서 이후 20년 가까이 성경은 내게 멀리멀리 떠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성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책을 펼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미리 성경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면 좀 달랐을까.  또 예수님에 대한 믿음. 성령의 내주 하심도 없이 성경을 읽었으니 그저 따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책인 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교회를 다니게 되면서부터 하나님을 알게 되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마주했던 성경의 말씀들은 내가 평소에 읽었던 책들의 감동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고. 그 말씀들은 생명력이 있어 내 영혼을 끌어당겼다.

대학교 2학년 때 이해도 안되고 따분하기만 했던 말씀들이 또렷이 비추어졌다.

정녕 성령의 감동이 없이는 깨달을 수 없는 생명의 빛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성경의 말씀들은

촉촉하게 젖어드는 감동. 나의 죄를 깨닫게 하는 힘. 나를 치유하는 능력. 나의 영적성장을 돕기도 하는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능력이자  나의 기도의 언어다.


그러므로, 성경의 말씀이 하나님이신 것을 안다면 이 책은 믿는 자들에게 성경의 권위를 재확인하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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